“팬데믹 대응은 어쩌면 불가능”..백신 자급률 25년 66%로

2022 바이오코리아 컨퍼런스

“바이러스에 대한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했음에도 인류를 위협하는 병원체는 10개(WHO 지정) 외에도 수없이 많다. 팬데믹 대응은 쉬운 일이 아니고, 앞으로도 어쩌면 불가능하다. 병원체들이 더 자유롭게 변화해가기 때문이다.”

신변종감염병 mRNA백신사업단 홍기종 단장(가천대 의대 교수)은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2 바이오코리아의 ‘K-백신 자급화 현황 및 전략’ 컨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앞으로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이 주기적으로 나타나지만, 성공적인 대응 마련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홍기종 단장은 20세기 이후에 인류에게 주기적으로 피해를 주는 2가지 바이러스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코로나 바이러스를 꼽았다. 에볼라나 지카 바이러스도 등장했지만, 전 세계에 위협과 큰 피해를 준 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와 코로나이며 이는 현재 진행형이다.

홍 단장은 이어 “최근 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가 사실 병원체에 매우 위협적”이라며 “병원체를 옮기는 모기나 진드기 등의 서식 조건이 바뀌기 때문에 기후 변화 문제는 크다. 뎅기가 제주도까지 올라왔고,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질병이 국내에 들어오는 문제가 생기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국민 ‘면역력’이 떨어진 문제도 있다”면서 “고성장 국가는 보건의료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지만 역설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생긴다. 아이들이 너무 깨끗한 환경에 있으면 면역력이 저하되고, 고령화로 인해 전체적인 면역력이 낮아진 현상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팬데믹에서 게임체인저로 등장한 mRNA 백신과 관련해선 “기존 백신의 메인 아이템은 아니었는데 새로운 대응책으로 효과를 발휘하면서 많은 장점이 부각됐다”고 했다.

기존 백신과 비교해 mRNA 백신은 개발 기간을 5~10년에서 1~2년으로 줄였으며, 복잡한 백신 개발 시스템에서 항원 코드만 바꿔 생산할 수 있는 편의성 높은 대응 시스템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mRNA백신사업단은 보건복지부, 질병청과 함께 앞으로 2년간 백신을 빨리 만들 수 있는 개선된 기술을 발굴한다는 목표다. 새로운 기술들을 활용해 생산 플랫폼, 구현 기술이 어디까지 가능한지를 발굴할 계획이다.

글로벌백신기술선도사업단 우정택 단장(경희대 의대학장)은 국내 백신사업 목표를 밝혔다. 우정택 단장은 “우리나라 백신은 전세계 시장의 2%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이를 4~5%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또 국내 백신의 낮은 자급률 문제를 지적했다. 국가필수백신 45개 중에 15개 정도 자급하고 있으며, 대상포진 등 프리미엄 백신도 14개 중 1개만 자급할 정도로 국내 백신 자급률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우 단장은 “다만 앞으로 국내 백신 시장은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며, 2025년 백신 자급률도 약 66%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이 프리미엄 백신인 대상포진 백신의 초기 개발 단계에 있으며, 이 외에도 암 예방 치료백신과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한 관심과 진행이 이뤄지고 있다.

한편 바이오업계에선 이번 팬데믹과 같은 전시 상황을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과 지속적인 정부 지원을 요구했다. 아이진 조양제 기술총괄대표(CTO)는 “또 올지 모르는 팬데믹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많은 개발이 몰리면 동물실험이나 효능, 독성에 대한 기준, 어디까지 가야하는지 등 전시 상황의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조 대표는 “정부·업계 등의 전반적인 전시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지금보다 우왕좌왕 없이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G화학 제품개발연구소 김태현 팀장도 “필수백신 시장은 포화상태여서 개발 자체도 힘들지만 이후 기업이 리스크를 안고 가야 하는 면이 있어, 정부 관련부처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많은 제조사 지원보다는 검증 과정을 거쳐 개발이 가능한 업체에 집중적으로 임상 3상까지 과감하게 지원하는 토대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장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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