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심폐정지, 사망원인 될 수 없다”

대한의사협회가 고 백남기씨 사망진단서 논란과 관련, 고인의 경우 사망의 종류는 ‘병사’가 아니라 ‘급성 경막하 출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의협이 서울대병원 주치의가 작성한 사망진단서와 배치되는 의견을 발표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협회는 5일 “고인의 경우 선행 사인이 ‘급성 경막하 출혈’인데 사망의 종류는 ‘병사’로 기재돼 있다”면서 “사망의 종류는 직접적인 사인으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 선행 사인으로 결정해야 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백씨는 집회도중 경찰의 물대포에 맞고 쓰러져 317일간 투병하다 지난달 25일 숨졌다.

서울대병원 주치의는 고인의 사망진단서에 사망의 종류를 ‘병사’(病死, 질병에 의한 사망)로 적었다. 직접사인은 ‘심폐정지’, 심폐정지의 원인은 ‘급성신부전’(신장 기능의 급격한 저하), 급성신부전의 원인은 ‘급성 경막하 출혈’(대뇌를 감싼 경막 조직의 충격에 따른 출혈)로 기록했다.

협회는 2015년 3월 발간한 ‘진단서 등 작성-교부지침’(최신판)을 근거로 제시하며 “이는 의료현장에서 필요한 각종 진단서의 올바른 작성방법을 제시한 지침”이라며 “고 백남기씨 사망진단서와 관련해 ‘진단서 등 작성-교부지침’을 기준으로 논란이 되는 부분을 지적하고자 한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협회는 “첫째, 직접사인을 ‘심폐정지’로 기재한 것은 절대로 사망원인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사망진단서에서 가장 흔한 오류 가운데 하나가 직접사인으로 죽음의 현상을 기재하는 것인데, 사망하면 당연히 나타나는 현상은 사망의 증세라고 할 수 있고, 사망원인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둘째, 사망의 종류를 ‘병사’로 기재한 것과 관련해 “세계보건기구(WHO)의 정의에 따르면, 사망원인이란 사망을 유발했거나 사망에 영향을 미친 모든 질병, 병태 및 손상 그리고 이러한 손상을 일으킨 사고 또는 폭력의 상황을 말한다”면서 고인의 경우 ‘병사’가 아니라 ‘급성 경막하 출혈’이라고 했다.

의사협회는 “사망원인은 ‘왜 사망하였는가’에 해당하고, 의학적인 이유이며, 사망원인에 해당하는 진단명은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를 따라야 한다”면서 “이번 사건을 통해 의료현장의 각종 진단서가 공정하고 충실한 근거를 갖추고, 무엇보다도 진실을 바탕으로 작성돼야 한다는 기본 원칙이 충실히 지켜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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