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조제 놓고 또 의사-약사 갈등

대체조제를 놓고 의사와 약사가 여전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24일 서울시 마포구 염리동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열린 ‘건강보험재정 안정화를 위한 의약품 사용정책 방향’ 세미나에서는 저가약 사용 확대를 위한 대체조제 인센티브제 확대를 놓고 활발한 의견이 오갔다.

그러나 대체조제를 사이에 둔 의사와 약사의 견해 차이는 여전해 보였다.

의사 “일일 처방 인센티브제 도입하라”

특히 이날 토론자로 나선 대한의사협회 이재호 이사는 대체조제 확대에 맞서 일일 처방 인센티브제를 주장했으며, 대한약사회 이모세 이사는 현재 단계에서의 대체조제 확대도 문제가 없다는 주장과 함께 의사와 약사, 정부, 시민단체가 함께 이 문제를 풀어보자고 제안했다.

▲ ‘건강보험재정 안정화를 위한 의약품 사용정책 방향’ 세미나에 참석한 토론자들이 토론을 펼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진이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식품의약품안전청 의약품안전정책과 유대규 사무관, 한양대 경영학과 서창진 교수(좌장), 대한의사협회 이재호 정책이사, 대한약사회 이모세 보험이사, 한겨레신문 김양중 기자, 건강네트워크 김준현 환자관리팀장.

토론에서 의협 이재호 이사는 우선 “약제비 문제는 제약업계와 처방 문화, 급여 정책 등 여러 스펙트럼을 모두 포함하는 민감한 사안”이라면서 “의약품 비중 증가 이유를 공급자 처방에서만 찾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이 이사는 만성질환자와 고령화 속도 증가로 처방 품목이 늘고 있는 점 등을 약품비 증가 이유로 제시했다.

이 이사는 또 OECD 국가 GDP 대비 우리나라 의약품 비중이 낮다고 주장하며, “2011년 대체조제율 0.085%를 2013년 수가협상 부대조건인 20배 이상, 1.76%로 올린다 해도 대체조제 인센티브 지출은 40억으로 오르고, 약제비 절감 비용은 70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1년 대체조제 인센티브 지급액은 2억1000만원, 약품비 절감액은 3억4000만원이었다.

이재호 이사는 특히 약품비 증가에는 여러 분야의 이유가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대체조제를 의무화하자는 건보공단의 주장은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면서 “처방 단계에서 2조원가량을 절약할 수 있는 ‘저가의약품 일일 처방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약사 “현재도 대체조제 확대 문제없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대한약사협회 이모세 이사는 현재도 대체조제나 성분명 처방을 확대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모세 이사는 “리베이트 등 음성적인 이유로 처방 단계에서 약품을 늘리는 것은 문제”라면서 “처방 단계에서 약을 많이 처방할수록 이익이 돌아가는 구조를 고쳐야 한다. 의사들은 이처럼 리베이트 때문에 약품 가짓수를 늘리지만, 약사는 약품 가짓수를 늘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리베이트 등으로 인한 약품 사용이 늘면서 약품비 과다, 약물 부작용, 건강 손실에 따른 삶의 질 저하가 일어난다고 이 이사는 지적했다.

또한, 80%의 처방이 문전에서 이뤄지면서 의사와 약사가 암묵적으로 현재 상황에 눈 감고 있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편해도 장기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약사가 병·의원의 눈치를 보느라 전문직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현실을 꼬집었다.

이모세 이사는 “대체조제로 처방전이 분산되면 모든 약국을 살릴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이사는 그러나 대체조제 확대 문제와 관련 일부 민감한 특정 질환은 대체조제 불가 사유도 분명히 존재함에 따라 임상적 추가사항을 확실히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이와 함께 성분, 함량은 같지만 그 효능이 의심되는 경우가 없도록 정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 등의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는 “지금 수준에서라도 의사들의 성분명 처방과 약사들의 대체조제에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국공립병원에서 이미 성분명 처방으로 입찰을 하고 있고, 의원에서도 같은 성분의 여러 약을 갖추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 이사는 또한 “약국에서 대체조제하는 약은 옆 병원이나 의원에서 쓰는 약”이라면서 “이런 약들이 문제가 된다기보다는 의사들이 생물학적등동성시험보다 자기 견해를 믿으려 하는 게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이모세 이사는 대체조제 확대나 성분명 처방과 관련해 의사와 약사, 정부, 시민단체가 함께 의견을 모으고 현안을 풀어볼 것을 제안하며 토론을 마쳤다.

한편, 함께 토론에 참여한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준현 환자관리팀장은 “대체조제 확대 등 약제비에 국한된 문제도 있지만, 진료나 행위까지 포함해 공단에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더욱 연구해야 한다”고 지적한 뒤 “대체조제 의무화를 하더라도 사후 통보와 환자 인지 사항도 꼭 필요한 조건”이며 “저가약 복용 시 환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도, 환자의 의약품 사용 자유 확대 차원이나 대체조제 확대 차원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진철 기자 jcpar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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