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웠던 대한약사회장 선거 후보자 토론회

대한약사회장 선거 첫 번째 후보자 토론회가 22일 서울 서초동 약사공론 스튜디오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다양한 방향에서 질문과 주장이 제기됐지만, 중간중간 후보자 간 의사소통의 문제, 공약 인식 부족 등으로 진행이 원활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토론회는 후보자 양자 토론으로 진행됐으며, 성균관대 약대 지옥표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조찬휘 후보는 이날 박인춘 후보를 상대로 주로 편의점 안전상비 의약품 판매와 의약품 관리료 삭감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는 질문을 했다. 더불어 지난 15년간 집행부의 실정으로 약사회와 약사의 직능이 어려움에 처했다는 주장을 통해 자신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조 후보는 “이번 선거에 출마한 것은 일반의약품을 안전상비 의약품이라는 이름으로 편의점에 팔아넘기기고, 의약품관리료 1,000억원을 삭감당하고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세력. 대한약사회 회무를 지난 10년간 자신들의 사유물인 양 독점하고도 무소통으로 일관해 회원들에게 고통과 아픔을 안긴 집행부에 책임을 분명히 묻고 회원을 위한, 회원에 의한, 회원 중심의 약사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조찬휘 후보는 특히 박인춘 후보가 약사법 개정 과정에서 국회 보건복지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참여했을 당시 4시간이 넘는 회의 내용이 속기록에도 빠졌다면서 약계 발전을 위해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솔직하게 답변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인춘 후보는 이에 대해 “권력과의 투쟁에서 열심히 싸웠지만, 사안의 백지화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 당시 대한약사회 최고 기구였던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결정한 대로 회원 피해를 최소화하라는 특명을 이행한 것뿐”이라고 항변했다.

이어 박 후보는 “국회에서 안전상비 의약품 편의점 판매가 통과될 수밖에 없다면, 회원 피해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를 꼭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면서 “이를 위해 모법에 20개가 넘지 않는 상품명으로 제한할 것을 넣었다. 이것도 애원하고 설득해서 만들게 된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더불어 박 후보는 “건정심에서는 25명 중 13명이 동의하면 사안이 통과된다”면서 “당시 소위를 세 번이나 요청하는 등 강하게 반대했지만, 통과될 수밖에 없었다. 다수결에 의해서 결정되는 회의에 참여한 것만으로 책임을 묻는다면 과한 요구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박인춘 후보는 그동안 약사회무를 통해 익힌 실무 능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조찬휘 후보의 공약을 분석하고 질문하면서, 실무로 다져진 회무 인프라와 지식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약대 6년제 관련 문제와 병원약사, 제약약사 등의 전문성 강화 문제, 동네약국 경영 활성화 등의 문제를 놓고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그러나 후보자 간 의사소통의 문제, 자신이 공약으로 내건 정책에 대한 미흡한 인식 등으로 원활한 토론이 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해 아쉬움을 샀다.

특히, 조찬휘 후보는 박인춘 후보의 거듭된 공약 관련 질문에 “계속해서 참모가 해야 할 일만 질문”한다며 회피했고 박인춘 후보는 “지금처럼 급변하는 시대는 참모만 일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회장도 인프라를 가지고 많은 것을 공부하는 덕목을 갖춰야 한다”고 반박했다.

박인춘 후보도 홍보이사 재직 당시 언론을 상대로 폭언하는 등 잘못한 부분을 인정하고 사과할 용의가 없느냐는 조찬휘 후보의 물음과 관련, 이날 토론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회자의 지적에 따라 “인신공격성 발언이라 답변이 어렵다”는 대답으로 마무리하기도 했다.

수가 인상률을 놓고는 두 후보가 평균 수가 인상률에 이견을 보이면서 사회자가 “이 자리에서 사실 확인이 어려운 문제는 그만 하자”라고 제지하기도 했다.

토론회를 마치면서 박인춘 후보는 “과거보다는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가지고 회원들의 먹을거리, 자존심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앞으로 약사회 미래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 회원 여러분도 같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찬휘 후보는 “앞으로의 회기가 대한약사회에 가장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리더십을 가진 강한 회장이 나와서 회원들의 마음을, 가슴을 시원하게 해 줘야 한다”는 말로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박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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