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체 코호트 의학연구 토양

DNA-생활습관 등 조사해 만성질환 원인 규명

최근 발생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성질환의 실체에 대해 제대로 파고들려면

수많은 사람의 인구학적 특성과 과거 질병력, 생활습관, 식이영양습관 등을 이리저리

비교해야 한다. 선진국에서는 질병 연구와 의료산업 발전을 위한 바탕이 되는 이

분야 연구를 우선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이런 연구의 중요성에 대해서 간과했던

것이 사실이다.

질병관리본부는 2001년부터 보건복지부 유전체 실용화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인

유전체역학조사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모아진 설문조사자료와 건강검진자료

등의 비교 분석을 통해 만성질환의 원인을 규명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 사업의

진행과정에서 제약 산업에서 응용 가능한 결과물도 쏟아져 나오고 한국인의 특성에

맞는 만성질환의 예방 및 치료법을 도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비록 선진국에

비해 뒤늦었지만, 우수한 연구 인력을 바탕으로 최단시간에 선진국 수준에 도달한다는

목표다.

2015년 만성질환으로 3600만 명 사망

만성질환인 당뇨병, 고혈압, 골다공증, 대사증후군 등은 노인뿐만 아니라 40~50대

중년층에서도 급증하고 있다. 전체 사망자 중 주요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도 50%를

넘어서고 있다. 통계청(2005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만성질환으로 인구

10만 명당 130여명이 매년 사망하고 있다. 이중 뇌출혈이나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혈관질환이 100명 정도로 가장 많다. 이외에 간질환과 당뇨병, 천식, 고혈압, 만성신부전

등으로 사망한다.

2005년도 통계청자료에 따르면 만성질환 유병률은 저혈압이 인구 10만 명당 평균

29~36명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고혈압(24~29명), 고지혈증(11~16명), 당뇨병(7~10명)

순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도 인구의 노령화와 생활-식습관의 변화, 환경오염으로 만성질환이

늘어나며, 이로 인한 사망률도 급증하고 있다.

2006년도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에 따르면 심장병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으로

세계에서 매년 1700만 명이 사망하고 있으며, 2015년에는 3600만 명이 70세 이전에

사망할 것으로 예측된다.

만성질환은 대부분 음식 섭취나 나쁜 생활습관과 깊은 관계가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생활습관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람들이 음식을 짜거나 달게 먹는지 또 어떤

음식을 주로 먹는지,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지, 운동은 얼마나 하는지 등을 알면 만성질환과

식습관, 생활습관의 연관성을 표준화할 수 있다.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 시동

질병관리본부에서는 2001년 5월부터 2003년 2월까지 안산, 안성지역을 대상으로

‘예방 유전체 지역사회 코호트 사업’을 실시해1만38명에 대해 설문조사와 건강검진이

포함된 기반조사를 완료했으며 2년의 간격을 두고 재검진 하는 방법으로 현재 3차

추적조사가 시행 중 이다.

2004년부터는 유전체 코호트 구축 대상지역과 규모를 확대해 우리나라 국민들을

대표할 수 있는 대상자 확보를 목표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2007년 말까지 약

12만 명의 기초자료가 축적될 예정이다.  

코호트는 어떤 공통된 특성이나 속성, 또는 경험을 공유한 집단을 말한다. 이

집단을 대상으로 유전자(DNA) 채취, 생활습관 조사 등을 벌여 만성질환의 원인을

규명하는 연구가 유전체 코호트 연구다.

외국에서는 WHO가 2015년까지 매년 만성질환 사망률을 2% 감소시키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국가별로 수만에서 수십만 명을 대상으로 생활습관과 식습관을 조사하는 대대적인

유전체 연구를 시작했다.

미국 국립암센터(NCI)는 유전체 역학 연구의 효과적인 수행을 위해 70만명 이상의

연구대상자를 확보하는 코호트연합(cohort consortium)을 추진하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25개 국가가 참여하는 ‘유럽게놈연구연합(co-ordination of Genomes Reseach Across

Europe, COGENE)’을 구성해 1,000개 이상의 식습관, 생활습관 질의서를 제작하고

‘시료은행’을 만드는 등 본격적인 유전체 연구에 시동을 걸고 있다.

영국에서도 의학연구협회의 지원으로 유전자, 생활양식, 환경요인이 질병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규명하는 유전체 연구를 2004년부터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일본은 1990년부터 보건소를 중심으로 유전체 연구가 한창이다. 전국적인 유전체

연구에 앞서 히로시마에 사는 40세 이상 7000명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 중인데 보건소와

의료기관에서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중국에서도 현재 50만 명이 참여하는 코호트 연구2개가 거의 완성단계에 있고,

우리나라 인구 규모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싱가포르가 25만 명, 말레이시아도 20만

명 규모의 코호트 구축을 시작했다.

질병관리본부 유전체센터 김형래 센터장은 “외국에서는 1990년대 초부터 대규모

건강코호트 집단을 대상으로 질병발생에 미치는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의 독립적인

역할은 물론이고 이들 간의 상호작용을 평가, 계량화 할 목적으로 유전체 코호트

연구의 중요성을 인식했다”며 “우리나라도 유전체 코호트 연구 목적을 구체적으로

설정해 연구 대상자를 모집하고 유전체역학연구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코호트 연합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이어 “국내에서도 외국에 맞는 표준화된 기준을 만들어 유전체 연구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운하 기자 newuna@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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