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흡입 뒤 버려지던 인체 지방이 피부 연구를 위한 새로운 재료로 활용된다. 365mc와 분당서울대병원, 바이오기업 모닛셀이 인체 지방에서 얻은 세포외기질(ECM)을 이용해 사람 피부와 닮은 인공피부 모델을 만드는 공동연구에 나선다.
365mc는 분당서울대병원, 모닛셀과 ‘인체 지방유래 세포외기질 기반 차세대 인공피부 모델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협약식은 지난 13일 365mc 올뉴강남본점에서 열렸다. 김남철 365mc 대표이사와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조승욱 모닛셀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지방에서 세포 걷어내고 ‘발판’ 남긴다
세 기관의 역할은 뚜렷하다. 먼저 365mc가 지방흡입 과정에서 나온 인체 지방을 관련 법령과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승인 절차에 따라 모닛셀에 연구용으로 제공한다.
모닛셀은 이 지방에서 세포를 제거하는 ‘탈세포화’ 과정을 수행한다. 이후 남은 조직을 인체 유래 ECM 소재로 가공·표준화해 분당서울대병원에 제공한다.
허창훈 교수 연구팀은 이 소재로 인공피부 모델과 피부 오가노이드를 만든다. 완성된 모델이 실제 피부와 얼마나 비슷한 구조와 특성을 보이는지 살피고, 피부 연구에 쓸 수 있는지도 평가할 예정이다.
ECM은 우리말로 ‘세포외기질’이다. 세포 바깥에서 세포가 자리 잡고 자랄 수 있도록 받쳐주는 일종의 생물학적 발판이다. 콜라겐과 라미닌 등 여러 단백질과 구조 성분으로 이뤄져 있다.
지방조직 역시 지방세포만 모여 있는 덩어리는 아니다. 지방에서 세포를 제거하면 콜라겐과 라미닌 같은 주요 ECM 성분과 입체 구조가 남는다. 이를 세포가 자라는 지지체로 활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축적돼 있다.
이번 연구 역시 이 점에 주목했다. 지방 자체를 피부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지방에서 세포를 걷어낸 뒤 남은 ECM을 ‘발판’ 삼아 피부와 닮은 연구 모델을 만드는 방식이다.
오가노이드는 세포를 3차원으로 배양해 실제 장기나 조직의 구조와 기능 일부를 재현한 연구 모델이다. 연구팀은 인체 지방 유래 ECM을 활용한 피부 모델이 기존 인공피부의 한계를 얼마나 보완할 수 있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버리던 인체 지방, 재활용 범위 넓어지나
이번 협약은 인체 지방을 둘러싼 제도 변화와 밀접한 관련성을 갖고 있다.
그간 의료기관에서 폐기물로 배출되는 인체 지방은 의료폐기물로 관리돼 재활용에 제약이 컸다. 정부는 지난 7월 폐기물관리법을 개정해 인체 유래 지방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의료폐기물을 일정한 용도와 방법에 따라 재활용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다만 곧바로 재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은 아니다. 인체 유래 지방 재활용 관련 개정 조항은 2027년 7월 8일부터 시행된다. 구체적인 대상과 용도, 재활용 방법은 대통령령 등 하위 규정에서 정한다.

초점 키프레이즈
인공피부 넘어 상처 치유·피부 재생 연구로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인체 지방 유래 ECM으로 만든 모델이 실제 피부를 얼마나 잘 재현하는지 살핀다. 향후에는 상처가 아물고 피부가 재생되는 원리를 밝히는 기초·임상 연구에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허창훈 교수는 “최근 배양기술과 3D 바이오프린팅이 발전하면서 인공피부 제조기술도 발전했지만, 물성이나 구성 성분까지 인체 피부를 대체할 수준에 이르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공동연구를 통해 기존 인공피부의 한계를 보완하고 향후 상처 치유와 피부 재생 기전을 연구하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승욱 대표는 “인체 지방 유래 ECM의 특성을 규명하고 사람 피부 환경을 보다 정밀하게 재현하는 인공피부 모델로 발전시키겠다”며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재생의료와 신약개발 등으로 활용 분야를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김남철 대표는 “지방을 단순한 폐기물이 아니라 바이오 연구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365mc가 23년간 쌓아온 지방 연구와 지방흡입 경험을 바탕으로 공동연구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