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D, 천식도 누그러뜨린다고?

[전의혁의 비타민D이야기] ㉞천식 예방 완화 효과

5월 첫 번째 화요일인 4일은 ‘세계 천식의 날’이다. 1998년 세계천식기구가 천식에 대한 인식을 증진하려고 만든 날이다.

천식은 기관지에 생긴 만성 염증성 알레르기 질환이다. 천식 환자들의 기관지는 외부의 자극에 민감하기 때문에 요즘같이 미세먼지나 황사,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많을 때 염증 반응이 일어나기 쉽다.

천식의 원인은 아직까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 가지 위험인자가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꽃가루, 집먼지 진드기, 곰팡이, 오염된 공기, 흡연, 호흡기 감염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천식은 세계적으로 소아와 성인 모두에게서 흔한 질병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국민의 5~10%가 천식 환자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 천식 환자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4.2명으로 OECD 가입국 중 두 번째로 높다.

2019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하면 천식 진료 인원 중 가장 많은 연령대는 9세 이하 어린이(28%)로 나타났다. 특히 9세 이하 소아 인구수를 고려하면 적어도 학급당 1~2명은 천식 환자인 셈이다. 9세 이하 어린이는 성인보다 호흡기 발육이 완전하지 않고, 면역력이 약해 상기도 감염에서 기도가 과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천식에 많이 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천식은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다.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므로, 증상이 없더라도 매일 규칙적으로 약을 써야 한다. 약은 기관지확장제, 항염증제(스테로이드제제), 항알레르기 제제 등이 쓰인다. 특히 경구용 스테로이드제는 전신에 흡수되므로 부작용도 그만큼 크다. 입으로 깊게 들이마셔서 사용하는 흡입형 치료제는 약제가 기도에만 전달이 돼 약효를 내므로 전신적인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상당수의 천식 환자들은 스테로이드 제제에 내성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경우 비타민D를 병용하면 스테로이드의 효과가 다시 정상으로 회복된다고 2005년 영국 런던 왕립의대 연구팀이 《임상 연구 저널(J Clin Invest)》에 발표했다.

스테로이드는 세포질에 있는 스테로이드 수용체에 결합한 뒤 핵에 도달하고 유전자에 작용해 염증을 조절하는 물질을 만들어낸다. 스테로이드를 많이 사용하면 스테로이드 수용체가 감소해 약효가 떨어진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비타민D가 스테로이드 대신에 유전자를 자극하여 스테로이드와 같은 약리 작용을 나타낸다. 스테로이드와 비타민D가 유전자에 작용하는 핵 수용체(Hormone Receptor Complex)가 동일하기 때문이다.

2013년 코스타리카 의대 연구팀은 비타민D 혈중 농도가 부족할수록 천식 증상이 악화되며, 비타민D 혈중 농도 1ng/mL씩 증가할수록 호흡기능이 향상되고 발작 입원율은 10%씩 감소한다는 사실을 《천식 면역학 연구 저널(Allergy Asthma Immunol Res.)》에 발표했다.

2019년 중국 선양대 약대 연구진은 비타민D 보충제는 비타민D가 부족한 환자의 천식 악화율을 감소시키고, 폐 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호흡기 의학 저널(Respiratory Medicine)》에 발표했다. 총 14개 무작위 대조 연구 실험을 메타 분석한 결과, 비타민D 보충이 비타민D가 부족한(30ng/ml 이하) 환자들의 천식 악화율을 27%까지 감소시킨다는 것.

2020년 덴마크, 영국, 호주 합동 연구팀은 신생아 비타민D 수치가 미치는 아동기 천식 발생 위험에 대한 연구결과를 《영양 학회지(Nutrients)》에 발표하였다. 1992~2002년 출생한 어린이를 대상으로 덴마크 바이오 뱅크에 등록된 천식 사례를 조사했더니 신생아 시기에 비타민D 수치가 높을수록 3~9세 아동기에 천식 발병률이 낮았다는 것이다.

비타민D는 이미 입증된 여러 메커니즘을 통해 천식의 발병을 억제하고 악화를 방지한다. 특히 내인성 면역 기능을 통해 천식 악화를 방지하는데, 이는 생리적 항생 물질인 카텔리시딘(Cathelicidine)을 만들어 바이러스, 세균, 진균 등을 제거하는 작용이다. 천식 증상은 이 같은 미생물 감염에 의해 악화되기 때문이다.

또한 비타민D는 ‘적응성 면역기능’을 통해서도 천식을 조절한다. 이는 자가 조직에 염증을 일으키는 염증 유발 면역세포를 억제하고 염증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을 감소시키며, 항염 작용을 수행하는 면역세포와 항염 작용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을 증가시키는 작용을 말한다.

즉, 비타민D는 천식을 유발하는 Th1 림프구와 Th17 림프구를 감소시키고 대신에 천식 발생을 막아주는 Th2 림프구와 Treg 림프구를 증가시킨다. 또한 천식을 유발하는 IL-1이라는 사이토카인은 감소시키고, 항염 사이토카인인 IL-10은 증가시킨다.

또한 비타민D는 기도의 평활근에서 금속 단백질 효소가 기도를 파괴하여 섬유화하는 것을 억제하므로 천식 환자의 호흡기능을 개선한다.

비타민D의 면역조절 역할을 최대화해 천식을 조절하기 위해서 성인은 일일 4,000IU, 어린이는 일일 2000IU 이상을 복용해 혈중 비타민D 수치를 40~60ng/ml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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