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D는 어떻게 ‘삶의 질’을 높이는가?

[전의혁의 비타민D 이야기] ⑭워라밸 향상을 위한 건강 솔루션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1인당 평균 5개의 질병을 가진 것으로 집계됐는데 ‘만성 피로’가 그중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안구건조증, 어깨 통증, 거북목 증후군, 위염, 두통, 허리질환, 손목터널증후군, 과민성대장질환 등이 이었다. 이 외에도 면역 저하, 소화불량, 피부 트러블, 요통, 관절염, 비만, 고혈압, 당뇨, 간 질환, 우울증 등도 직장인들을 괴롭히고 있다.

모두가 알고 있듯 이들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관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잘 자고, 잘 먹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방법은 건강보조제 섭취다. 그야말로 약발로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일과 삶의 균형’의 출발점은 건강한 몸이다. 몸이 건강해야 우울증이 사라지고, 행복 지수가 높아진다. 그러기 위한 가장 쉬운 비결이 바로 햇빛이다. 햇빛을 통하여 생성된 우리 몸의 비타민D 수치를 적정 수준 유지한다면 적어도 건강으로 인한 제약은 많이 줄 것이다. 그러나 갈수록 햇빛을 가까이하기 어려운 환경이 문제다.

수면장애=비타민D는 숙면을 유도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멜라토닌과 세로토닌 생성에 관여한다. 이 때문에 비타민D가 부족하면 멜라토닌과 세로토닌이 제대로 분비되지 못해 수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를 증명하는 여러 연구 결과가 있다.

2017년 7월 삼성창원병원 채창호 교수 팀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혈중 비타민D 농도가 낮을수록 수면장애 위험이 높고, 수면 상태가 좋지 않으며, 수면 시간이 짧았다.

하버드대 보건대학 연구진 역시 비타민D가 부족하면 불면증이 생길 수 있으며, 비타민D를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수면의 질이 향상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그들의 연구에 의하면 비타민D 수치가 낮은 이들 중 12%는 수면 시간이 5시간 미만이었으며, 57%는 한밤중에 90분 이상 잠에서 깬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미국영양학회지는 혈중 비타민D 수치가 20ng/mL 이하인 사람의 60%가 수면장애를 겪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게재하였는데 이 결과를 대한민국 수면장애 현상에 대비해보면 매우 충격적인 예측이 가능하다. 가장 최근인 2014년에 발표된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비타민D 수치는 16ng/mL에 불과하다. 결국 국민의 절반 이상이 수면장애로 고생하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한 것이다.

수면장애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매일 비타민D 4,000IU 이상을 3개월 이상 복용하여 비타민D 수치를 40~60ng/mL으로 유지하면 된다.

▼만성 피로=잠을 충분히 자더라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 만성 피로는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고 있는 질병이기도 하다. 만성 피로에 시달리다 보면 일에 대한 의욕과 효율이 떨어지고 집중도 되지 않는다.

이와 같은 만성 피로에 비타민D가 효과적이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최근 단 한 번의 비타민D 복용만으로도 만성 피로 회복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메디신 저널에 발표된 스위스 취리히의대 연구팀의 임상 연구 결과에 의하면 20세~50세에서 비타민D 혈중 농도가 20ng/mL 이하이면서 만성피로증이 확인되고 피로를 일으킬 다른 질환이 전혀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비타민D 10만 단위를 단 한번 경구 복용시키고 4주 후 피로도를 비교했을 때 만성 피로증이 현저히 개선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피로를 해소해주는 비타민D의 작용 원리는 다음과 같다.

우리 몸을 움직이려면 에너지가 필요한데, 특히 강도가 높은 운동을 해서 에너지의 원천인 ATP가 소진되면 빠른 시간에 포스포크레아틴(phosphocreatine)을 분해하여 에너지를 다시 공급받게 한다. 보통은 필요한 포스포크레아틴 량의 50%를 만들어주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34.44초이지만 비타민D는 이 시간을 27.84초로 단축시켜 준다. 즉, 필요한 에너지를 바로바로 공급시켜주고 회복 시간을 7초나 줄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비타민D 혈중 농도를 50ng/mL 이상으로 유지하는 사람은 하루 종일 고된 일을 해도 피로를 모르고 활기차게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간경변증, 우울증 환자, 근육 운동을 심하게 하지 않고 지내는 직장인 중에서 만성 피로 증후군 같은 원인 모를 피로를 느끼는 분들은 뇌성 피로에 속한다. 그런데 비타민D는 근육의 피로뿐만 아니라 뇌성 피로 제거에도 효과적이다.

만성 질환자는 뇌의 시상하부에 존재하는 신체 만족도 점검 신경 회로망에 병태 정보가 끊임없이 전달된다. 따라서 신경 회로망의 신경 전달 인자인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아세틸콜린, 글루타메이트 등의 밸런스가 맞지 않아 뇌 피질은 이를 피로로 감지하게 된다. 불안증이나 우울증, 과잉 스트레스 역시 시상하부 신체 만족도 점검 신경 회로망을 강하케 혼란시키므로 뇌 피질은 심한 피로를 느끼게 된다.

비타민D는 정신 신경계의 내분비계와 면역계를 연결시켜 종합적으로 모든 신경전달 물질의 농도를 조절해 주므로, 이러한 뇌 피질의 피로를 제거해준다. 따라서 불안증, 우울증, 스트레스 등이 해소되는 것이다. 이러한 비타민D의 작용 메커니즘은 최근 《네이처》, 《셀》, 《사이언스》 등 과학 학술지를 통해 계속해서 깊이 있게 파헤쳐지고 있다.

이렇게 육체적 피로, 뇌성 피로에 대한 비타민D의 효과가 밝혀짐에 따라 요즘은 피로감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고함량 비타민D 주사를 권유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 한번에 20~30만 IU의 주사를 맞는 것인데, 이런 고함량 주사도 비타민D 독성을 나타내지 않는다. 하지만 결핍을 빨리 회복시키기 위해 3개월에서 6개월 간격으로 한두 번 맞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간헐적으로 고함량 주사를 맞으면 매일 꾸준히 비타민D 보충제를 복용하는 것보다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임상 보고가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스트레스 및 과민성대장증후군=평소 스트레스가 많은 직장인들은 갑작스러운 복통이나 복부 팽만감, 더부룩함 등의 소화기 증상을 겪곤 한다. 특히 야근이 많아지거나 업무상 스트레스가 커질 때는 증상이 더욱 더 심해진다. 이처럼 정신적 스트레스가 주원인인 만성적이고 반복적인 복부질환을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라고 한다.

2018년 10월, 영국 셰필드대학 의대 연구팀이 비타민D와 과민성 대장증후군 증상의 연관성을 다룬 연구 자료들을 종합 분석한 결과, 환자들의 75%가 비타민D 부족이었다고 밝혀졌다. 연구진은 또 증상이 나타났을 때 비타민D를 충분이 복용하면 증상을 개선시키고 증상 소실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음을 밝혔다.

비타민D가 과민성 대장 증후군에 유효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장내 신경이 예민해진 병이다. 위장의 세로토닌 작용이 장애를 일으킨 우울증과 같은 질환인 것이다. 따라서 비타민D가 정신적 우울증을 예방∙치료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비타민D의 스트레스 억제 효과를 충분히 누리기 위해서는 매일 비타민D 4,000IU 이상을 복용하여 비타민D 수치를 40~60ng/mL로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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