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 업고 안느라…노년층 허리 환자 증가

[사진=Dragana Gordic/shutterstock]
노부모에게 자식 양육을 맡기는 맞벌이 부부가 많아지면서 노년층 허리 환자가 늘고 있다.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리터루족(부모에게 돌아간다는 ‘리턴’과 ‘캥거루족’의 합성어)이 늘면서, 노부모의 허리 고통 부담도 커지고 있는 것.

결혼 후 맞벌이 생활을 하는 부부의 상당수가 금전과 육아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로 인해 육아를 부모에게 전담하는데, 이는 병원을 찾는 노년층 환자 수를 증가시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7년 척추관 협착증 환자 수는 164만5559명으로, 2010년보다 70%나 늘었다.

나이를 먹으면 디스크 질환이나 퇴행성 관절염이 생길 수 있는데, 아이를 돌보면서 허리, 어깨, 무릎, 손목 등에 생긴 부담으로 척추관절질환을 겪는 노년층도 늘고 있다. 이제 막 돌이 지난 10kg의 아이를 번쩍 들어 올리면 허리로 가해지는 압력이 서 있을 때의 4.2배, 누워 있을 때보다는 5.6배 커진다.

세연통증클리닉 최봉춘 마취통증전문의는 “가급적 무릎을 굽힌 상태에서 아이를 안고, 일어날 때도 무릎을 쓰는 것이 허리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아이를 앞쪽보다는 뒤쪽으로 안는 것 또한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만약 양육을 담당하는 사람 중 손이나 발이 시리거나 저리고 다리가 죄어오고 사람이라면 ‘척추관 협착증’일 가능성이 있다. 이는 척추관 내벽이 좁아져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을 압박해 통증과 마비가 오는 질환을 말한다. 누워 있거나 앉아서 쉴 땐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방치해 심해지면 대소변 장애까지 올 수 있다.

최봉춘 전문의는 “대부분 허리가 아프면 디스크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중년 이상에서는 척추관 협착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더 많다”며 “만약 평소 요통을 자주 느끼는 가운데 손발이 시리고 저린 증상을 보인다면 척추관 협착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척추관 협착증 초기에는 견인치료, 물리치료, 신경치료 등을 우선적으로 실시하고, 2~3개월 동안 증세에 호전이 없거나 계속 재발할 때는 비수술이나 수술적인 방법으로 치료한다. 최근에는 9mm의 구멍을 뚫고 작은 내시경을 통증 부위에 삽입해 협착된 부위만 제거하는 황색인대제거술도 있다. 이 수술은 황색인대만 제거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고 정상 생활로의 복귀가 빠른 편이다.

척추관 협착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허리로 가는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 나쁜 자세를 취했을 때 허리 관절이 견딜 수 있도록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도 필요하다. 체중 관리, 금연, 금주, 규칙적인 골밀도 체크 등으로 뼈 건강을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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