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암 환자는 수술로 암을 제거한 뒤에도 배변 기능이 달라질 수 있다. 일부는 배에 대변이 나오는 통로인 '장루'를 만들어 평생 배변 주머니를 써야 한다. 이제 일부 직장암 환자는 수술뿐 아니라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까지 피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선택지를 갖게 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9일(현지시간) 영국 제약사 GSK의 면역항암제 '젬퍼리(Jemperli·도스탈리맙)'를 특정 2·3기 직장암 환자 치료에 가속승인했다. 이 환자군에서 면역항암제만 사용하는 치료법이 FDA 승인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가속승인은 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지표를 근거로 약을 먼저 허가하고, 이후 추가 임상시험으로 실제 효과를 확인하는 제도다.
승인 대상은 암이 주변 조직이나 림프절까지 진행했지만 다른 장기로 퍼지지 않은 성인 직장암 환자 가운데, 특정 유전자 특성을 가진 경우다. 구체적으로 DNA 손상을 복구하는 기능에 결함이 있거나(dMMR), 이로 인해 유전자에 변이가 많이 쌓이는 특성(MSI-H)이 확인돼야 한다.
이런 직장암은 면역항암제에 잘 반응하는 특징이 있다. FDA에 따르면 전체 국소진행성 직장암 환자 중 약 3%가 해당한다.
젬퍼리는 암세포가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할 때 이용하는 단백질인 PD-1의 작용을 차단한다. 이를 통해 환자의 면역세포가 암을 공격하도록 돕는다.
승인의 근거가 된 임상 2상 'AZUR-1'에는 이전에 치료받지 않은 직장암 2·3기 환자 154명이 참여했다. 환자들은 3주 간격으로 젬퍼리 500mg을 최대 9회, 약 6개월 동안 정맥주사로 투여받았다.
그 결과 154명 중 110명(71%)이 수술이나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를 추가로 받지 않았고 암도 진행되지 않았다. 나머지 환자 가운데 26명은 수술을 받았고, 13명은 추가 약물치료나 방사선치료를 받았다.
암이 검사에서 보이지 않는 '임상적 완전반응'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도 평가했다. 영상검사와 내시경검사 등을 종합해 암이 발견되지 않는 상태를 뜻한다.
별도 평가가 가능했던 환자 116명 중 47%는 치료 후 임상적 완전반응을 12개월 이상 유지했다. 담당 연구진이 평가한 144명에서는 그 비율이 68%였다. 두 평가는 대상 환자 수와 판정 방식이 달라 결과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
환자들의 추적관찰 기간 중앙값은 26.3개월을 기록했다. 이 기간에 임상적 완전반응이나 거의 완전반응을 보인 환자에게서는 암 진행이 확인되지 않았다. 검사에서 암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완치를 확정할 수는 없다.
앞서 미국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가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도 젬퍼리 단독요법의 효과가 확인됐다. 이 연구에서 12개월 이상 임상적 완전반응을 유지한 비율은 93%였다. 3년 이상 추적한 환자 27명 중 1명에게서는 국소 재발이 발생했다.
안전성도 확인해야 한다. AZUR-1 연구에서 환자의 20%가 중대한 이상반응을 겪었다. 흔한 이상반응은 피로(32%), 발진(22%), 설사(18%), 가려움증(17%)이었다. 이상반응 때문에 치료를 영구 중단한 환자는 3%였다.
젬퍼리가 장기간 암 재발을 막고 생존율을 높이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FDA는 환자들을 계속 추적해 치료 효과가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 검증하도록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