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6일 (금)

교황과 같은 질환 투병하며 금연광고 했던 한국 유명인은?

레오 14세 교황 폐엽절제 수술 이례적 공개
폐선암 진단…수술은 초기인 1~2기 표준치료
예후 좋아 내년 한국 세계청년대회 참석 기대
코메디언 이주일씨, 이 질환 앓으며 금연광고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교황 레오 14세가 10월 13일(현지 시간) 폐엽 절제술을 받기 위해 이탈리아 로마의 아고스티노 제멜리 대학병원에 도착해 의료진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교황 레오 14세가 13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아고스티노 제멜리 대학병원에서 약 90분 동안 우측 폐하엽을 대상으로 폐엽 절제술을 받았다고 교황청 매체 바티칸뉴스와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역대 교황의 질병 진단과 수술 과정을 이처럼 신속하고 자세하게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투명성과 개혁, 그리고 세상 속으로 직접 다가가 ‘다리를 놓는 교회’와 선교적 삶이라는 레오 14세의 지향점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폐암은 암세포의 크기와 형태를 기준으로 크게 전체의 80~85%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NSCLC)’과 15~25%가 해당하는 ‘소세포폐암(SCLC)’으로 나뉘는데 교황이 진단받은 폐 선암(Adenocarcinoma)은 비소세포폐암에 해당한다. 조기에 발견해 수술하면 완치 확률이 높다. 폐선암은 전체 폐암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주로 폐의 말초 부위에서 발생하며, 흡연자는 물론 비흡연자나 여성에게도 나타난다.

코메디언 고 이주일(1940년 10월 24일~2002년 8월 27일)이 폐암 투병 중이던 2002년 국내 최초로 시도한 증언형 금연광고에 출연하고 있다. 이 광고는 한국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금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사진=광고 영상 캡처

코메디언 고 이주일이 폐선암으로 투병하며 금연 광고에 출연하면서 국내에 금연 붐을 일으켰다. 당시엔 폐선암이 흡연과 연관성이 적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그 뒤 많은 연구에서 간접흡연을 비롯한 흡연과의 관련성이 더욱 뚜렷하게 확인됐다. 금연 광고에서 “담배 맛있습니까? 그거 독약입니다”라고 했던 그의 메시지는 진실이었다.

비소세포폐암 중 편평상피세포암은 기관지에서 주로 생기고 남성이나 흡연자와 연관이 크다. 대세포암은 암세포가 크고 빠르게 자라 예후가 좋지 않다.

소세포폐암은 주로 폐의 중심부인 기도 주변에서 발생하며 흡연과 관련성이 아주 크다. 암세포 성장이 빠르고 다른 장기로 전이되기가 쉽지만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에 대한 반응이 좋은 편이다.

폐 선암은 초기엔 대부분 증상이 없어 간과하기 쉽다. 병이 진행되면서 흉통, 호흡곤란, 지속적인 기침, 체중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같은 소세포폐암인 편평상피세포암에 비해 기침이나 객혈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난다. 조영 흉부 CT나 경피 폐생검, 기관지내시경, PET 등을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치료는 병기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1~2기에는 수술적 절제를 주로 하며 필요하면 방사선·보조치료를 진행한다. 3기에는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고, 4기는 항암화학요법과 함께 유전자 변이 여부에 따른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 등을 사용한다. 치료 방법 선택에는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의사의 판단에 따라야 한다.

폐와 기관지 모형. 사진 왼쪽에 있는 우엽은 3개, 반대편 좌엽은 2개의 엽으로 이뤄진 게 선명하게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 뱅크

그렇다면 이번에 교황은 어떤 치료를 받았을까. 인간의 폐는 해부학적으로 좌측에 2개, 우측에 3개의 폐엽이 있다. 교황은 이 가운데 우측 폐하엽을 대상으로 절제술을 받았다. 폐엽 절제술은 특정 엽에 종양 등 병소가 생겼을 때 이를 제거하는 수술이다. 주로 1~2기에 해당하는 초기 폐암에 대한 표준 수술법으로 선택된다.

폐엽 절제술 방법은 크게 개흉술과 비디오 흉강경 수술(VATS)이 있다. 개흉술을 적용하면 가슴 부위를 20~30㎝ 절개한 뒤 갈비뼈를 일부 절단하거나, ‘늑골 견인기’라는 수술도구를 사용해 갈비뼈를 양옆으로 벌려 수술공간과 시야를 확보한 다음 폐엽을 절제하게 된다. 정확한 수술이 가능하지만 환자 통증이 심할 수 있다. 수술 시간도 3~4시간까지 걸린다.

비디오 흉강경 수술(VATS)은 가슴을 크게 절개하는 대신 해당 부위에 3, 4개의 작은 구멍을 뚫고 흉강내시경 카메라와 수술 도구를 몸 안에 넣어 시행한다.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며 수술시간도 적게 든다. 이처럼 흉강경·복강경으로 절개 부위를 줄이고 인체에 상처를 최소한으로만 남기는 수술 방법을 ‘최소 침습 수술’이라 부른다.

교황 레오 14세가 10월 13일(현지 시간) 로마의 이탈리아 로마의 아고스티노 제멜리 대학병원에 입원하자 신자들이 이 병원에 있는 성 요한바오로 2세 전 교황의 석상 앞에 성모마리아와 레오 14세의 사진을 두고 촛불을 켜 놓았다. 요한바오로 2세는 2014년 4월 27일 전임 교황 교황 프란치스코가 시성하면서 가톨릭 성인이 됐다. 사진=AP/연합뉴스

바티칸이 이례적으로 공개한 레오 14세 교황의 폐선암 진단과 수술 소식은 전 세계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 교황에 대한 존경과 사랑, 그리고 관심을 보여줬다. 교황은 ‘성 베드로의 후계자’ ‘가톨릭 로마 주교’ 등으로 불리며 전 세계 12억 신자를 영적으로 이끈다. 교황청 수장이자 도시국가인 바티칸의 국가원수이기도 하다. 20세기 들어선 사회적 소통을 위해 노력하면서 전 세계에서 종교적·윤리적·사회적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가톨릭 수장인 교황에게 특정 종교의 지도자를 넘어선 사랑과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교황은 통상 나이가 지긋하다. 기록이 비교적 확실한 1700년 이후만 따지면 평균 연령이 선출 당시 65세이고 선종 때는 78세다. 재위 기간은 평균 13년이다. 267대 교황인 현재의 레오 14세는 1955년 9월생으로 69세에 즉위해 현재 71세다. 현대 사회의 수명 증가와 의학 발전을 따지면 한창 때다. 이번 폐선암만 무사히 넘기면 다시 기력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레오 14세의 전임자인 266대 교황 프란치스코 1세는 76세에 교황에 올라 12년 재임한 뒤 2025년 88세로 선종했다. 265대 교황인 베네딕토 16세는 2005년 78세에 즉위해 2013년 85세 때 양위한 뒤 2022년 95세로 선종했다.

교황은 내년 7월 29일에서 8월 8일 사이 서울에서 열리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기간에 방한해 8월 3~8일의 본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1984년과 1989년의 요한 바오로 2세와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이어 역대 4번째 교황 방한이다.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복음 16장 33절)는 주제 성구 아래에서 열리는 내년 WYD는 전 세계에서 최대 70만~100만 명의 청년과 신자들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행히 교황이 진단받은 폐선암은 예후가 좋다고 하니 내년에 건강한 모습으로 한국에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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