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4일 (수)

먹는 비만약, 1주 만에 용량 2배⋯메스꺼움·구토 8명 중 각 1명

바이오미아 퓨전, BMF-650 임상 1상 발표⋯통원군 29일째 체중 1.5~3.2%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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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이 고령의 어머니에게 알약을 건네고 있다. 먹는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BMF-650은 초기 임상시험에서 용량을 빠르게 늘려도 심한 위장관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았지만, 장기 안전성은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먹는 비만약 후보물질 ‘BMF-650’의 복용량을 일주일 만에 두 배로 늘린 시험에서 약을 먹은 8명 가운데 메스꺼움과 구토를 겪은 사람은 각각 1명이었다. 두 증상 모두 가장 가벼운 1등급이었다. 다만 소규모 초기 임상시험 결과여서 부작용이 적은 약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미국 바이오기업 바이오미아 퓨전(Biomea Fusion)은 13일(현지시간) 이 약의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했다. 시험기관에 통원하며 약을 복용한 4개 시험군에서는 29일째 평균 체중이 1.5~3.2% 줄었다.

BMF-650은 식욕과 혈당 조절에 관여하는 장 호르몬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의 수용체를 자극하는 먹는 약이다.

GLP-1은 음식을 먹으면 장에서 분비돼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식욕을 줄이며, 위에서 음식이 내려가는 속도를 늦춘다.

BMF-650은 주사형 위고비와 같은 GLP-1 계열이다. 반면 마운자로는 GLP-1뿐 아니라 또 다른 장 호르몬인 GIP의 수용체에도 작용한다.

다만 약을 만드는 물질의 구조는 위고비와 다르다. 위고비의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는 아미노산이 연결된 펩타이드 약물이다. 미국에서 허가된 먹는 위고비에는 흡수를 돕는 물질이 들어 있으며, 공복에 복용하고 식사하려면 30분을 기다려야 한다. BMF-650은 이와 달리 화학적으로 합성한 저분자 화합물이다. 실제 복용이 더 간편한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바이오미아 퓨전은 체중 감량 효과는 유지하면서 메스꺼움·구토 등 위장관 부작용을 줄이는 것을 개발 목표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위장관의 GLP-1 수용체를 급격하게 자극하지 않도록 약을 설계했다는 것이다.

개발사는 지난해 11월 미국비만학회 연례학술대회(ObesityWeek 2025)에서 BMF-650이 GLP-1 수용체의 여러 신호 가운데 특정 신호를 상대적으로 더 강하게 일으키는 '편향 작용'을 보였다는 세포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일라이릴리의 오포글리프론(orforglipron)과 비슷한 화학 계열이라고도 소개했다. 다만 이러한 특성이 사람의 위장관 부작용을 실제로 줄이는지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메스꺼움이나 구토 같은 위장관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적은 용량으로 시작해 서서히 늘리는 경우가 많다. 주사형 위고비는 통상 4주마다 용량을 높여 17주째부터 유지용량을 투여한다.

일주일 만에 200mg에서 400mg으로

이번 시험에는 과체중·비만 성인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를 무작위로 나눠 시험약이나 가짜약(위약)을 먹도록 했다. 참가자와 연구진 모두 누가 시험약을 먹고 누가 위약을 먹는지 몰랐다.

연구진은 약을 한 번만 먹는 시험에 이어 여러 용량을 반복해서 먹는 시험을 5개 그룹으로 나눠 진행했다. 개발사는 이들 5개 시험군의 29일째까지 결과를 공개했다.

특히 다섯 번째 시험군에서는 약의 용량을 빠르게 늘렸다. 참가자들은 약을 제대로 복용하는지 확인하고 부작용을 자세히 살피기 위해 시험기관에 머물렀다. 처음 1주일은 하루 200mg을 복용했고, 이후 400mg으로 늘려 3주 동안 먹었다.

이 시험군에서 BMF-650을 먹은 8명 중 메스꺼움과 구토는 각각 1명(12.5%), 변비는 2명(25%)에게 나타났다. 설사는 없었다. 위장관 부작용은 모두 가장 가벼운 1등급이었다. 개발사는 용량을 더 천천히 늘린 다른 참가자들과 비교해 약을 견디는 정도가 비슷했다고 밝혔다.

약을 먹은 40명 전체에서도 중증 또는 중대한 이상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상반응 때문에 용량을 조절하거나 시험을 중단한 사람도 없었다. 메스꺼움은 17.5%, 구토는 7.5%, 변비는 10%, 설사는 5%에서 나타났다. 간 효소 수치 상승도 이상반응으로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개발사는 이번 발표에서 위약군의 부작용 발생률을 공개하지 않았다.

체중 6.1% 줄었지만 가짜약 먹은 사람도 비슷

통원하며 약을 복용한 4개 시험군에서는 29일째 평균 체중이 1.5~3.2% 줄었다. 같은 기간 이들 시험군에서 위약을 먹은 참가자들의 체중은 평균 0.1% 감소했다.

반면 시험기관에 머문 다섯 번째 시험군에서는 평균 체중이 6.1%(6.2kg) 줄었다. 하지만 체중이 6.1% 감소한 것을 약물만의 효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위약을 먹은 참가자 2명도 비슷하게 체중이 줄었기 때문이다.

시험기관은 참가자들에게 하루 2100kcal의 음식을 제공했지만, 위약을 먹은 2명은 제공된 음식의 약 3분의 1만 먹었다. 개발사는 시험기관에서 생활하는 동안 식사량이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시험군의 체중 감소 수치를 통원한 참가자들의 결과와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용량을 단계적으로 늘리지 않고 처음부터 목표 용량을 먹는 방법도 시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시험에서도 200mg에서 400mg으로 올리는 과정을 거쳤다.

이번 연구는 약의 초기 안전성과 내약성을 살펴보는 임상 1상이다. 내약성은 몸이 약을 얼마나 잘 견디는지를 뜻한다. 빠른 증량 시험에서는 8명이 약을 복용했고, 투여 기간은 4주였다. 장기간 복용했을 때의 안전성과 체중 감량 효과는 더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확인해야 한다.

바이오미아 퓨전은 추가 분석 결과를 향후 의학 학회에서 발표할 계획이다. 회사는 후속 개발에 장기 독성시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른 제약사와의 기술이전 등 협력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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