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가포르 정부가 출산율 반등을 위해 직접 ‘데이트 주선자’로 나섰다. 노벨상 수상 이론까지 적용한 ‘데이팅 앱’을 만들어 배포해 화제가 되고있다.
1일(현지시간) 워싱턴 포스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정부는 이달 초 21~35세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데이팅 앱 '퍼스트데이트(FirstDate)'를 시범 출시했다.
이 앱의 가장 큰 특징은 한 번에 단 한 명의 상대만 추천한다는 점이다. 여러 사람의 프로필을 한커번에 보고 상대를 고르는 기존 데이팅 앱과 차별화했다. 상대를 연결하는 데는 이용자의 선호를 반영해 안정적인 짝을 찾는 ‘게일–섀플리(Gale–Shapley) 알고리즘’을 활용한다. 추천 상대와 얼마나 잘 맞는지를 나타내는 ‘호환성 점수’도 함께 제공한다.
정부가 주도하고 이용 대상을 공무원으로 제한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불특정 다수가 가입하는 앱에 비해 이용자의 신원이 보장되는 장점이 있다.
게일–섀플리 알고리즘은 현재 미국의 전공의·수련병원 매칭과 학생의 학교 배정 등에 활용되고 있다.
선택지 많으면…'커플 성사율' 떨어진다
정부가 선택지를 1명으로 제한한 이유가 있다. 일반적으로 데이팅 앱에서 여러 상대를 동시에 보여주는 것보다 단 한 명의 상대를 제공하는 것이 커플 성사율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최근 심리학계에서 주목받는 '선택의 역설(Paradox of Choice)' 이론과 관련이 있다. 연애시장에서 비교 대상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오히려 짝을 찾는 선택이 더 어려워진다는 이론이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 따르면, 너무 많은 선택지는 뇌에 과부하를 일으킨다. 상대의 조건을 끊임없이 비교하게 만들고, "어딘가에 더 잘 맞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결국 최종 결정을 미루게 한다.
또 선택지가 많다면 누군가를 선택한 뒤에도 다른 상대를 만날 가능성을 포기했다는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이런 생각은 현재 상대에 대한 만족감을 낮추고, 관계에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정부가 데이팅 앱까지 만든 이유

싱가포르 정부가 데이팅 앱까지 선보인 배경에는 저출산과 고령화가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최근 수년간 신생아를 출산한 가정에 파격적인 재정 지원책을 쏟아냈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다른 여러 국가들 처럼, 이 같은 지원책도 출산율 하락세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인 모양새다.
실제로 싱가포르의 합계출산율은 2024년 0.97명에서 2025년 0.87명으로 또다시 추락했으며, 이는 인구 규모 유지에 필요한 수치인 대체출산율 2.1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과거에도 싱가포르 정부는 혼인율을 높이려고 노력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이번에 파격적으로 내놓은 데이팅 앱이 과연 혼인율을 높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