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5일 (금)

연 365회→52회⋯릴리도 ‘주 1회 인슐린’, 노보와 맞붙는다

FDA, 성인 2형 당뇨병에 ‘온스윅’ 승인⋯3400명 이상 3상서 매일 맞는 인슐린에 효과 뒤지지 않아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일라이 릴리의 주 1회 장시간형 인슐린 ‘온스윅’ 사전충전펜. U-500과 U-1000 두 농도의 제품으로, 미국에서는 성인 2형 당뇨병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사진=일라이 릴리

매일 맞던 장시간형 인슐린을 일주일에 한 번만 맞는 선택지가 미국에서 하나 더 생겼다.

지난 3월 노보노디스크가 미국 최초의 주 1회 인슐린을 내놓은 데 이어 일라이 릴리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경쟁해온 두 회사가 주 1회 인슐린에서도 맞붙게 됐다.

일라이 릴리는 FDA가 성인 2형 당뇨병 치료제 ‘온스윅(Onswik·인슐린 에프시토라 알파-고브)’을 승인했다고 24일 밝혔다. FDA 승인일은 23일이다.

온스윅은 기존 인슐린의 투여 횟수만 줄인 제품이 아니다. 체내에서 오래 작용하도록 분자 구조를 바꾼 새 인슐린 성분이다. 장시간형 인슐린은 식사 사이와 밤에도 혈당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돕는다.

어떻게 한 번 맞고 일주일 버티나

FDA는 성인 2형 당뇨병 환자 3400 명 이상이 참여한 QWINT 3상 프로그램을 근거로 온스윅을 승인했다. 네 건의 주요 임상에서 온스윅은 하루 한 번 맞는 인슐린 글라진 또는 인슐린 데글루덱과 비교해 당화혈색소(HbA1c)를 낮추는 효과가 임상적으로 뒤지지 않았다.

비결은 분자 구조에 있다. '에프시토라'는 변형한 단일사슬 인슐린에 사람 항체의 일부인 ‘Fc’를 붙인 융합단백질이다. Fc는 약물이 체내에서 재순환하도록 도와 분해·제거 속도를 늦춘다. 여기에 인슐린 수용체와 결합하는 힘도 낮춰 약물이 너무 빨리 소모되지 않도록 했다.

최근 2형 당뇨병 성인을 대상으로 한 약동학 연구에서 에프시토라의 반감기는 약 19일이었다. 반감기는 체내 약물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반복적으로 투여해 약물 농도가 안정되면 일주일 동안 혈중 농도와 혈당강하 효과의 변화폭도 크지 않았다.

그렇다고 한 번 맞은 뒤 19일 동안 같은 효과가 이어진다는 뜻은 아니다. 긴 반감기와 완만한 작용을 이용해 7일 간격으로 투여할 수 있게 설계했다. 하루 한 번 투여하는 기존 장시간형 인슐린은 1년에 약 365회 주사해야 한다. 온스윅은 주 1회, 약 52회로 줄어든다.

노보노디스크의 주 1회 장시간형 인슐린 ‘아위클리’ FlexTouch 펜. 아위클리는 3월 미국에서 먼저 FDA 승인을 받아 온스윅보다 약 6개월 앞서 시장에 진입했다. 사진=노보노디스크

노보가 먼저 나왔는데 새 제품이 승인됐나

온스윅은 미국에서 두 번째로 승인된 주 1회 장시간형 인슐린이다. 첫 제품은 노보노디스크의 ‘아위클리(Awiqli·인슐린 아이코덱-아바에)’로, 3월 26일 FDA 승인을 받았다.

그간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는 서로 다른 주 1회 인슐린을 수년간 동시에 개발해왔다.

릴리는 2022년 에프시토라의 QWINT 3상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노보는 2023년 아이코덱의 미국 허가를 신청했지만 2024년 FDA의 보완 요구를 받았다. 이후 다시 신청해 올해 3월 승인을 받았다. 개발 시기는 상당 부분 겹쳤고, 미국 승인에서는 노보가 약 6개월 앞섰다.

두 약은 일주일에 한 번 맞는다는 점은 같지만 약효를 오래 유지하는 방법은 다르다. 아위클리는 혈액 속 단백질인 알부민에 강하게 붙었다가 서서히 풀려난다. 온스윅은 항체의 Fc 구조를 이용해 체내 분해와 제거를 늦춘다. 분자 자체가 다른 만큼 FDA도 각각의 안전성과 효과를 따로 심사했다.

아위클리 한 펜 99달러⋯1050단위는 무슨 뜻?

온스윅의 미국 판매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릴리는 앞으로 몇 달 안에 미국 약국에 공급할 예정이다.

먼저 출시된 아위클리의 가격은 나와 있다. 노보노디스크 대변인은 미국 의료경영 전문매체 《Managed Healthcare Executive》에 미국 정가가 패키지당 99달러라고 밝혔다. 미국 판매 제품은 1.5mL 사전충전 펜 한 개짜리로, 총 1050단위의 인슐린이 들어 있다.

여기서 ‘단위(unit)’는 액체의 부피가 아니라 인슐린의 생물학적 작용량을 나타내는 기준이다. 1.5mL는 펜 안에 든 액체의 양이고, 1050단위는 그 안에 들어 있는 인슐린의 총 작용량이다.

펜 한 개를 한 번에 모두 맞는 것이 아니다. 환자는 일주일에 한 번 처방받은 용량만큼 다이얼을 맞춰 주사하고, 남은 약은 다음 투여 때 다시 쓴다. 처음 장시간형 인슐린 치료를 시작하는 성인 2형 당뇨병 환자의 아위클리 권장 시작량은 주 70단위다. 필요한 투여량은 환자 상태에 따라 의료진이 조절한다.

온스윅도 인슐린인 만큼 가장 주의해야 할 부작용은 저혈당이다. FDA 허가 대상은 성인 2형 당뇨병 환자다. 1형 당뇨병 환자는 중증 저혈당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사용을 권고하지 않는다.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