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6일 (토)

“마약 취해 쓰러진 사람들”…엉덩이 눌리며 괴사까지, 실제 사례 보니

의식 잃은 채 같은 자세 오래 유지하면 근육 속 압력 높아져…신경 손상·신부전까지 위험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T마약에 취해 쓰러진 채 오래 방치된 사람들은 엉덩이가 눌리면서 괴사될 수 있다. 이런 사례를 보고한 논문이 최근 발표됐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마약이나 약물에 취해 길거리나 집에서 구부정한 자세로 기절해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접하곤 한다. 단순히 약에 취해 잠든 것처럼 보이지만, 이 상태로 몇 시간 동안 굳어 있으면 몸 내부에서는 무서운 일이 벌어진다. 최근 마약류 사용 후 오랫동안 움직이지 못해 엉덩이 근육이 괴사해버린 남성들의 실제 사례가 공개됐다.

미국 HCA 헬스케어 리서치 메디컬센터 의료진은 여러 마약류 사용 뒤 오랜 시간 움직이지 못했던 남성 두 명의 사례를 소개했다.

첫 번째 환자는 44세 남성이었다. 펜타닐을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에서 집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얼마나 오래 쓰러져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검사에서는 코카인과 PCP, 대마 성분도 검출됐다.

처음 CT에서는 오른쪽 엉덩이 주변에 가벼운 염증처럼 보이는 변화가 나타나 봉와직염(피부와 그 아래 조직에 생긴 감염)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남성은 의식을 되찾은 뒤 오른쪽 다리가 저리고 움직이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며칠 뒤 엉덩이는 팽팽하고 단단하게 부어 있었다. 결국 구획증후군으로 진단돼 응급수술을 했다. 엉덩이 구획증후군은 근육이 심하게 붓거나 눌리면서 근육 안 압력이 높아져 혈액 공급이 막히고, 근육과 신경이 손상되는 응급질환이다. 수술해 보니 엉덩이의 큰볼기근, 중간볼기근, 작은볼기근이 광범위하게 이미 괴사해 있었다. 의료진은 죽은 근육을 제거했다.

두 번째 환자는 35세 남성이었다. 역시 집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고 코카인과 대마 성분이 검출됐다. 이 남성은 왼쪽 엉덩이뿐 아니라 팔뚝과 종아리에도 구획증후군이 생겼다. 의료진이 빠르게 수술해 전반적인 조직은 살렸지만, 일부 괴사 조직은 제거해야 했다. 신장 손상으로 투석이 필요했고 다리가 마비되는 후유증도 남았다.

같은 자세로 오래 눌리면 왜 근육이 죽을까?

근육은 ‘근막’이라는 질긴 막에 싸여 있다. 근육이 심하게 부어도 이 막은 잘 늘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의식을 잃고 한 자세로 오랫동안 누워 있으면 엉덩이가 체중에 계속 눌린다. 혈액 공급이 줄면서 근육이 손상되고 붓는다. 그러면 근막 안의 압력은 더 높아지고 혈관과 신경까지 눌린다. 이 상태가 오래가면 근육이 괴사할 수 있다.

의료진은 “약물 과다복용 뒤 장시간 움직이지 못한 환자에서는 엉덩이 구획증후군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고 했다.

근육이 심하게 망가지면 횡문근융해증(근육이 급격히 파괴되는 상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때 손상된 근육 성분이 혈액으로 쏟아지면서 신장까지 망가질 수 있다. 심하면 투석이 필요하다.

깨워도 반응 없는 사람, 그냥 재우면 안 돼

잠깐 같은 자세로 누워 있었다고 구획증후군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위험한 것은 의식을 잃어 스스로 자세를 바꾸지 못한 상태가 장시간 이어질 때다.

엉덩이가 비정상적으로 단단하게 붓고 심하게 아프거나, 다리가 저리고 힘이 빠지면 위험 신호다. 발이나 발가락을 움직이기 어려운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마약이나 술에 취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깨워도 반응하지 않는다면 단순히 재워두면 안 된다. 119에 신고하고 호흡을 확인해야 한다. 숨을 쉬고 있다면 구조대가 올 때까지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

의료진은 “되돌릴 수 없는 신경과 근육 손상을 막기 위해서는 빠른 외과 진료와 조기 근막절개술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 사례는 국제 학술지 《외상 및 증례보고 저널(Trauma & Case Reports)》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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