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24일 (월)

“척추 수술 말고 시술로 해주세요”…고집부리다 치료 시기 놓친다?

[나누리골(骨)키퍼]

일부 환자는 수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적절한 시기를 놓치거나 효과가 불분명한 시술에 의존하다 상태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신경외과 전문의를 따고 나서부터 척추 전문 전임의 생활까지 척추만 진료한지 24년째이다. 외래를 보다 보면 자주 물어보는 질문들이 있어 그에 대한 답은 거의 외우다시피 해 톡 치면 설명이 바로 나온다.

한 어르신께서는 학구적이면서 양복이 잘 어울리는 젠틀맨 스타일이셨다. 아픈 부위를 여쭙고 가져오신 척추 MRI 사진에 대해 설명드린 후 우선 약물치료를 하자고 하니 바로 언짢은 표정으로 바뀌신다. “진통제라면 안 먹어요”라고 하시며 치료제를 달라고 하신다. 사실 디스크를 원상태로 돌리는 치료제가 없기에 설명을 드렸지만 가방을 주섬주섬 챙기며 다른 병원을 찾아가실 기세다.

척추환자 진료를 보면서 환자분들께 많이 듣는 이야기 2가지를 정리했다. 척추환자분들에게 이 내용들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

진통제 말고 치료제 주세요: 디스크 탈출증의 진실과 치료 접근

“진통제 말고 치료제 주세요.” 디스크 탈출증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이 가장 흔히 하는 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탈출한 디스크를 원래 상태로 돌려놓는 약물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의사가 처방하는 진통제는 단순히 통증을 억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운동 기능 회복과 증상 악화를 방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디스크 탈출증은 척추 뼈 사이의 디스크가 손상되어 돌출하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상태로, 이로 인해 다양한 염증과 통증과 신경학적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진통제는 염증과 통증을 줄여주어 환자가 일상생활에서 더 나은 움직임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회복의 중요한 첫 단계이며, 신체 기능이 더 이상 나빠지는 것을 방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환자에게 진통제를 처방하는 것은 일시적인 통증 완화 이상의 의학적 목적을 갖고 있다.

수술 말고 시술로 해주세요: 치료법의 선택과 책임

또 다른 흔한 요구는 “수술 말고 시술로 해주세요”이다. 시술은 주사나 비침습적 접근을 통해 염증을 줄여 통증을 경감시키는 치료법으로, 종종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시술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치료의 성공 여부는 환자의 상태, 병변의 심각성, 그리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접근 방식에 달려 있다.

일반적으로 치료는 단계적으로 접근한다. 초기에는 약물치료나 물리치료를 시행하고, 증상이 지속되면 주사치료(시술)를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수술이 필수적이다. 팔이나 다리의 운동 능력에 마비가 생긴 경우, 6~8주간의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재발하거나 호전이 없는 경우, 그리고 참을 수 없는 통증이 지속되거나 재발된 경우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일부 환자는 수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적절한 시기를 놓치거나 효과가 불분명한 시술에 의존하다 상태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있다. 이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수술적 치료는 최후의 수단으로 여겨지며, 수술을 권하는 의사는 이미 다양한 치료 옵션을 고려한 후에 수술을 해야하는 상황에까지 왔다고 본 것이다.

적극적인 대화와 신뢰가 이러한 오해와 편견을 극복하고 최선의 치료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의료진은 환자의 직업, 전신 상태, 통증 정도, 그리고 일상생활에서의 요구를 모두 고려하여 치료법을 권장하여야 하고 환자와 의사 간의 신뢰와 적극적인 대화는 최적의 치료 결과를 가져온다. 의료진의 판단을 신뢰하고, 적극적인 대화를 통하여 서로의 니즈를 맞추어 수술을 선택하는 것이 장기적인 삶의 질을 높이는 길이다.

척추 건강은 우리 삶의 중요한 부분이다. 전문 의료진의 적절한 치료와 도움을 통해 더욱 건강한 내일을 맞이하길 바란다.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