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진료의 반경 확 넓혀줄 새 트렌드 되나

[윤현옥의 재생치의학 세계] 3. 재생 자극물질

삶과 죽음이라는 화두는 인간 삶과 늘 함께해 왔습니다. 문명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 원시인들도 주위 사람들 죽음을 경험하면서 “죽음 이후에는 무엇이 있는지”를 고민했을 것입니다.

이처럼 사후 세계와 신(神), 천당과 지옥, 삶과 죽음 등은 피하려야 피할 수 없는 태생적 고민거리입니다. 건강과 질병이라는 주제도 비슷합니다. 한때는 질병이 신의 노여움이거나 귀신의 저주라고 생각하는 시절도 있었지요.

현대의학이 발달하면서 질병이란 여러 가지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와 같은 병인에 의해서 생겨나는 것, 노화에 의한 기능 감퇴의 현상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제 그런 지식이 미신을 대체하고 있는 것이죠.

치료법도 변해왔습니다. 항생제가 개발되기 전엔 환부를 도려내는 외과적 과정이나 환부를 불로 태우는 방법으로 조직의 염증을 치료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대의학은 항생제, 소염제, 스테로이드 등 다양한 약물을 받아들였고 레이저, 방사선 치료법 등은 의학의 발전을 더 빠르게 앞당겼습니다.

이러한 의술의 발전은 인간 수명을 현저하게 증가시켰습니다. 또한, 사고로 팔과 다리를 잃었을 땐 로봇팔과 로봇다리로 대체할 수도 있게 됐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기계에 인간의 신경망을 연결하는 연구와 결과물들도 나오고 있고요. 의학은 단순히 우리 수명을 연장하는 데서 더 나아가 살아있는 동안 불완전한 우리 육체를 보완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습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치의학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치아의 씹는 기능은 우리의 생명 유지를 위한 핵심 요소입니다. 수천 년 전, 인간 화석에서도 치아가 뽑힌 잇몸 부위에 치아 형태의 조개껍질을 이식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때부터 이미 인간들은 상실된 치아 기능을 되살리기 위해 여러 방법을 써온 것입니다. 현대 치의학에 들어와선 임플란트(implant)를 통해 이를 해결하였습니다.

여기다 해부학의 발전으로 우린 그 너머도 보기 시작했습니다. 치아는 단지 씹는 기능 외에 저작 과정을 통해 뇌를 적절히 자극하는 ‘생체자극’ 기구이기도 하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렇듯 치아와 잇몸, 혀는 씹고 말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기능을 관장하는 것이지만, 현대치의학은 구강조직의 기능이 지금까지 밝혀진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중요한 요소들이 있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기존 치의학과 현대 치의학은 어떻게 다른가?...여기에 재생물질까지 더해지면

치과 질환은 보통 구강조직에 염증이 발생한 것과 관련 있습니다. 그래서 고전적으로는 염증에 이환된 조직을 제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충치(우식증)가 심하고, 잇몸 염증까지 더해져 치아가 흔들린다면 해당 치아를 아예 빼는 것으로 해결해왔다는 것이죠. 그렇지 않다면 임플란트와 틀니 등으로 원래 조직을 대체하는 ‘수복학’(치과보철학)적 치료법을 많이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현대 치의학에서는 최근, PDRN과 같이 생체에 자극을 주는 재생물질에 관한 연구도 활발합니다. 이러한 재생물질을 적용하면 염증이 생긴 치주조직의 회복력이 상승합니다. 일방적으로 염증을 약으로 억제하거나 외과적으로 도려내는 방식이 아니라 재생력으로 염증을 억제하고 인체의 재생력을 이용해서 회복시킨다는 개념입니다.

그러한 치유 기전이 가능하다면 외과적으로 환부를 도려내는 술식을 줄일 수 있습니다. 부득이하게 이를 뽑고 임플란트도 해야 하는 때에도 도움이 됩니다. 임플란트 주위로 치주 조직의 재생을 촉진함으로써 임플란트 시술의 예후를 크게 개선할 수 있습니다.

재생물질들 덕분에 현대치의학은 ‘제거’와 ‘수복’에 더해서 ‘재생’(再生)의 개념까지 그 반경이 넓어진 것입니다. 물론 이전에도 치과에선 사람 몸의 재생기능을 고려해 외과적 술식, 보철적 술식을 해왔습니다. 그게 기본이니까요.

하지만 재생 자극물질을 주입하는 방법들을 통하여 현대치의학이 재생의 기능을 치료에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재생치의학은 환자를 위해 계속 걸어가야 할 그 여정에 특별한 동반자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윤현옥 울산 우리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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