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자전거 30분 탔더니…암 환자 몸에도 큰 변화가?
갑자기 짧게 운동해도, 면역기능 수치 확 높아져…암 환자 운동효과 뒷받침
유방암 환자가 실내자전거를 30분 탔는데도 암세포와 싸우는 면역체계의 능력이 쑥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핀란드 투르쿠대 등 공동 연구팀은 새로 유방암 진단을 받은 36~68세 환자 19명에게 30분 동안 중간 강도로 실내자전거를 타게 한 뒤, 혈액검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카롤린스카연구소 주나 노이보넨 박사(생리학·약리학)는 “예전에는 암 환자에게 휴식을 권했다. 하지만 운동이 암 치료에 도움이 되고 부작용을 줄이는 데도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운동은 암 치료와 관련한 피로를 효과적으로 줄이는 데 유일한 방법이다. 암 환자도 운동을 적절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정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면 종양 세포와 싸우는 면역체계의 능력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갑각스러운 운동이 암 환자의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연구팀은 참가자에게 실내자전거(사이클 에르고미터, 고정식 자전거)를 중간 강도로 타게 한 뒤 휴식 중, 운동 시작 후 15분, 30분, 60분 등 시점에 혈액 검체를 채취해 분석했다. 갑작스러운 운동이 유방암 환자의 순환 면역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가 일시적으로 30분 동안 중간 강도로 운동을 하더라도 건강에 좋은 세포독성T세포(CD8+ T세포), 자연살해(NK) 세포, 총 백혈구, 호중구, 림프구, 단핵구 등이 상당히 많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건강에 나쁜 골수유래억제세포(MDSC)의 수는 줄어드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조절 T세포(Regulatory T cell)의 수는 갑작스럽고 잠깐 동안의 운동으로는 변치 않았다. 조절 T세포는 지나치게 활성화된 면역반응을 줄이거나 불필요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T세포의 일종이다.
연구팀은 24시간 전부터 격렬한 신체활동과 알코올 및 카페인 섭취를 금지했다. 참가자는 운동하는 동안 원하는 만큼 속도를 조절할 수 있었다. 다만 운동 중 특정 심박수(연령 예측 최대 심박수의 70%)에 도달해야 했다. 연령 예측 최대 심박수는 (220-연령)x0.7 공식으로 계산됐다. 노이보넨 박사는 “갑작스럽고 잠깐 동안 운동해도 혈액 검사의 수치에 꽤 큰 변화가 생긴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운동 등 신체활동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은 가장 적게 하는 사람에 비해 유방암 진단을 받을 확률이 13% 낮다. 또한 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진단을 받은 뒤 신체활동을 활발히 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31%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The effect of exercise and disease status on mobilization of anti-tumorigenic and pro-tumorigenic immune cells in women with breast cancer)는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즈 인 이뮤놀러지(Frontiers in Immunology)≫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