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임종윤 “모친·여동생과 같이 가길 바란다”

한미사이언스 주총 표대결서 승리 후 밝혀..."조용필 선생님 의결권 위임에 감사"

임종윤(왼쪽)·종훈 형제가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가 끝난 후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천옥현 기자

“어머니(송영숙 회장)와 여동생(임주현 부회장)은 이번 일로 인해 많이 실망하셨을 수 있지만 전 함께 가길 원합니다. 회사가 50조 티어(Tier)로 가야 하기 때문에 함께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임종윤 전 한미약품 사장과 동생 임종윤 전 한미정밀화학 사장은 28일 소액주주들의 성원에 힘입어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승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두 형제가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시가총액 50조원 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어머니와 동생의 역량과 지지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두 형제는 “우리 모두의 힘이 이겼다는 게 큰 위안이 된다”며 “앞으로 주주를 고객보다도 우선시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주주들이 나아가는 회사로 만들겠다. 주주환원정책도 다 준비돼 있다”고 했다.

한미사이언스에 대한 실망감도 남겼다. 그는 “한미사이언스가 이 모습까지 갔었구나 싶어서 너무 서운했다”며 “브랜딩을 긴급하게 복구할 예정이고, 자유롭게 일하고, 자유롭게 배울 수 있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늘 새롭고,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부합하는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세부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앞으로 하고자 하는 내용들을 많이 논의해왔고, 그간의 말들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다”며 “정식으로 자리를 갖춰 공유하겠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그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사장은 “이번에 한미사이언스 주주들이 굳이 겪지 않아도 될 일을 겪었다”며 “네버 어게인, 이런 일이 더 이상 안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한 의결권을 위임한 키맨 신동국 회장과 가수 조용필씨에게 감사 인사를 표시했다. 임 전 사장은 “저희에게 의결권을 위임한 분 중에서 조용필 선생님이 계신다”며 “감사함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날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는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과 치열한 표 대결을 벌인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주총에서 형제 측이 추천한 5명은 모두 이사로 선임된 반면, 모녀 측이 추천한 6명은 이사 선임이 불발됐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 총 9명 중 5명이 형제 측 인사로 채워져 경영권을 쥐게 된다.

그간 한미약품그룹은 OCI그룹과의 통합을 둘러싸고 3개월 가까이 경영권 분쟁을 벌여 왔다. 지난 1월 모녀가 주식양수도 등의 계약 체결을 통해 OCI홀딩스와 통합을 선언했지만 형제가 정면으로 반발하면서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형제가 승리한 후 OCI그룹은 즉각 통합 추진 중단을 선언했다.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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