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의약품 개발 경쟁 ‘후끈’…퓨처켐, 기술이전 노 저을까

릴리·BMS·AZ 등 빅파마 합류..."후보물질 'FC705' 가치 재평가 시점"

[사진=퓨처켐]
전립선암 치료제 ‘플루빅토’를 필두로 한 암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시장이 개화하면서, 국내 바이오기업 퓨처켐의 약물 파이프라인도 함께 눈도장을 찍고 있다. 이 회사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활용한 진단시약과 치료제를 동시에 개발 중인 바이오기업으로, 올해 전립선암 치료제 후보물질의 승인과 함께 기술이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방사성의약품 시장 진입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가 전이성 전립선암 치료제 플루빅토로 시장에 첫발을 내딛은 가운데 일라이 릴리와 BMS, 아스트라제네카 등이 유망 기업 인수를 통한 후보물질 개발 경쟁에 합류했다.

방사성의약품 시장은 크게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방사성 리간드 ‘진단제(진단 시약)’와 ‘치료제’로 구성된다. 혁신신약으로 평가받는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의 경우, 노바티스의 플루빅토(루테튬-177(177Lu) 비피보타이드테트라세탄)가 대표 품목으로 자리했다.

이 약물은 이전에 안드로겐 수용체 경로 차단 치료와 탁산 기반의 화학요법을 받았던 전립선 특이 막 항원(PSMA) 양성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방사성 동위원소(177Lu)와 PSMA의 결합을 통해 전립선암 세포에 치료 방사선을 전달하고 암 세포를 사멸하는 차세대 혁신 치료법으로 평가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혁신성을 인정해 우선심사를 거쳐 2022년 3월 치료제를 승인했다.

더불어 일라이 릴리와 BMS, 아스트라제네카도 방사성의약품 개발 기업 인수를 통해 치료제 시장 진입을 노리는 모양새다. 릴리는 포인트 바이오파마를 14억 달러(1조8700억원)에, BMS는 레이즈 바이오를 41억 달러(5조5000억원)에 각각 인수하면서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또한 지난 19일(현지시간) 퓨전 파마를 20억 달러(약 2조6840억원)에 인수하며, 동위원소 액티늄-225(225Ac)와 PSMA를 결합한 후보물질 ‘FPI-2265(실험물질명)’를 바구니에 담았다.

국내에서는 퓨처켐의 개발 속도가 주목된다. 이 회사는 방사성 리간드 진단제와 치료제를 모두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하고 있다. 진단제의 경우 방사성 동위원소 플루오린-18(18F)을 사용하는 제품으로, 이미 시장에 출시된 ‘피디뷰(파킨슨병)’ 및 ‘알자뷰(알츠하이머)’, ‘FLT(폐암)’가 있으며, 이외 ‘FC303(전립선암)’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특히 알자뷰는 알츠하이머 진단 시약으로,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 등이 본격적으로 처방 되는 올해 하반기부터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통상 알츠하이머 환자는 연간 3회 가량 PET-CT 영상 촬영을 진행하는데, 알자뷰는 영상 검사시 정맥주사로 투여돼 뇌에 쌓인 비정상적인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과 결합하는 방식을 가졌다. 레켐비 등의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치료제가 시장에 진입함에 따라 진단 시약의 매출 상승도 가시권에 들었다.

피디뷰는 파킨슨병 환자의 뇌내 도파민 수용체와 결합하는 진단 시약이다. 병의 확진 및 진행 정도를 정량적으로 파악하는 유일한 방법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기준 1만1556명의 환자가 피디뷰를 이용한 검사를 받았으며, 올해 역시 약 40억원 규모의 매출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더불어 전립선암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 ‘FC705’의 기술거래 가능성에도 이목이 쏠린다. 이 후보물질은 플루빅토와 같이 방사성 동위원소 177Lu을 사용하는 치료제로, 중국 기업과 기술이전을 논의 중인 단계로 파악된다. 현재 임상 자료를 근거로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아이브이(IV) 리서치는 21일 보고서를 통해 “최종 계약 체결 시 선불금 및 단기 달성 가능한 마일스톤(중국 임상 1상 진입) 금액을 합해 약 200억~250억 원 이상의 매출이 예상된다”며 “퓨처켐은 중국 계약 이후 FC705에 대한 추가적인 미국 및 유럽 라이선싱 거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올해 알자뷰, 피디뷰 등의 기존 제품 매출액이 170억 원으로 전망되는데, FC705 기술 계약 등을 감안하면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방사성의약품에 대한 글로벌 빅파마의 관심도가 증가하는 현 시점에서 FC705에 대한 파이프라인 가치의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개발 경쟁이 치열한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은 난치성 암종으로 알려졌다. 안드로겐 수용체 경로 차단 치료나 탁산 기반 화학요법 등 표준치료 이후에도 암이 진행될 경우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상황이며, 치료를 받더라도 환자들의 평균 생존 기간은 채 1년이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된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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