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약 ‘졸레어’의 변신… 음식 알레르기 치료제로 선보인다

FDA, 노바티스 '졸레어' 적응증 확대

노바티스 ‘졸레어’ 제품.

20년 전 천식약으로 허가를 받은 ‘졸레어(성분명 오말리주맙)’가 음식 알레르기 치료제로 사용 범위가 넓어진다. 땅콩, 우유, 계란 등 특정 음식물을 섭취했을 때 갑자기 발생하는 알레르기 치료 목적으로는 최초의 약물 허가로 평가된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노바티스의 졸레어를 음식 알레르기 치료제로 처방 적응증을 확대 승인했다. 이에 따라 음식 알레르기가 있는 1세 이상의 소아 환자부터 알레르기 반응을 줄이는 목적으로 약물 사용이 가능해졌다.

FDA는 “음식에 과민반응이나 심각한 아나필락시스 발생 위험을 줄이는 용도로 졸레어 주사제의 사용 범위를 확대 허가한다”며 “음식 알레르기를 진단받은 환자에서는 체중과 알레르기 반응 정도에 따라 2~4주마다 졸레어 주사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약물을 지속적으로 투여할 경우 원인이 되는 음식물을 먹더라도 알레르기 반응이 약해질 수 있다”며 “하지만 알레르기 반응을 완전히 치료하는 것은 아니기에 유발 물질의 섭취는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음식 알레르기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특정 음식물을 유해한 것으로 판단해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모든 음식물에는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단백질 성분이 포함됐으며, 이러한 원인 물질을 소량이라도 섭취할 때 증상이 나타난다. 알레르기의 약 90%는 달걀 및 우유, 밀, 콩, 땅콩, 밤, 생선, 조개 등에서 주로 관찰된다.

증상은 가려움증과 두드러기 등 비교적 가볍게 시작해 심할 경우 호흡부전과 같은 치명적인 아나필락시스 반응을 초래하기도 한다. 유아에서 흔히 발생하지만 치료법은 딱히 없었다.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음식물의 섭취를 피하고, 증상이 관찰됐을 때 아나필락시스를 조절하기 위해 ‘에피네프린’ 주사를 사용해왔다.

이번에 적응증을 획득한 졸레어는 2003년 천식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알레르기 및 천식 발작에 관여하는 염증 유발 단백질인 IgE 항체를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앞서 2018년 FDA는 졸레어를 음식 알레르기 치료 혁신신약(BTD)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졸레어는 작년에만 총 39억 달러(약 5조2200억원)의 글로벌 매출을 올렸다.

적응증 허가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공동으로 후원한 3상 임상시험의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다. OUtMATCH 연구에 따르면, 졸레어 치료군에서는 위약(가짜약)군에 비해 땅콩(1차 평가변수)과 우유, 계란(2차 평가변수) 등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음식물의 섭취량을 유의하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6~20주 동안 졸레어 치료를 받은 환자의 68%가 최소 600mg의 땅콩 단백질을 섭취해도 중등도 이상의 알레르기 증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와 달리 위약군에서는 동일한 양의 땅콩 섭취 후 면역반응이 관찰되지 않은 비율이 5%에 불과했다. 이러한 양은 땅콩 약 2개 반 또는 땅콩버터 반 티스푼에 해당하는 양이다. 결과적으로, 졸레어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는 알레르기 유발 음식의 섭취가 늘어도 면역 과민반응 발생이 없었다는 평가다.

노바티스는 “음식 알레르기 환자와 가족들은 일상생활에서 늘상 두려움을 가지고 살아간다”며 “졸레어 허가 확대를 통해 음식 알레르기 관리에도 패러다임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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