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젠, 1세대 치매 표적약 ‘아두헬름’ 투자 중단 선언

신약 레켐비 및 후보물질 개발에 재투자할 예정

바이오젠이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카누맙’ 제품. 현재 효과와 안전성 문제로 시장 퇴출 절차를 밟고 있다. [사진=바이오젠]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의 서막을 알렸던 1세대 표적약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기대에 못미치는 효과와 부작용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다가, 최근 개발사가 글로벌 허가 3년 만에 시장 철수를 공식화한 것이다.

바이오젠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치료제 아두헬름의 시장 철수 계획을 발표했다. 아두헬름의 판권을 원개발사인 뉴리뮨(Neurimmune) 측에 반환하는 동시에, 투자금 대부분을 새로운 치매 치료제 개발로 돌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오젠은 “지난 달부터 치매 치료제 개발과 관련한 전략점 검토를 시작했다”며 “아두헬름의 발전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다른 곳에 투자를 진행하는 쪽이 더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아두헬름에 투입했던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알츠하이머 신약 포트폴리오에 재투자할 계획”이라며 “실험용 약물인 BIIB080 및 BIIB113과 같은 잠재적인 후보물질들의 개발 속도를 올리고, 신약 ‘레켐비’에 대한 투자도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오젠은 2021년 아두헬름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을 받았을 당시 제품 출시에만 총 6억 달러(한화 약 7980억원)의 비용을 집행하며 사업부 성공에 사활을 걸었다. 하지만, 아두헬름은 최초의 치매 표적 치료제라는 수식어에 걸맞지 않게 낮은 효과와 부작용 문제로 인해 출시 이후에도 계속해서 잡음이 나왔다.

계열 약에서 특징적으로 발견되는 뇌출혈 등의 ‘ARIA(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 부작용도 대표적인 사례다. 결국 이러한 제품의 효능 문제는 비싼 약값 논란으로 번지며, 미국 의료보험 서비스인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의 지원도 받지 못했다.

이후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2세대 표적약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가 작년 7월 FDA에 승인을 받으면서, 아두헬름의 마케팅을 포기하는 절차가 진행됐다. 이와 관련해 바이오젠은 사업부 구조조정 등으로 약 6천만 달러의 비용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젠의 크리스토퍼 비바허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아두헬름은 치매 신약 개발을 촉발시킨 토대가 됐고, 이 분야에 대한 투자가 다시 살아나는 배경이기도 했다”며 “우리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환자들에게 신속히 공급하기 위해 투자의 우선순위를 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바이오젠과 함께 레켐비의 연구 및 마케팅을 주도하는 에자이는 최근 자가주사가 가능한 레켐비 피하주사 제형의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피하주사제의 승인 신청은 오는 3월에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시장 분석가들은 레켐비의 본격적인 처방이 시작되면 연간 최대 매출이 100억 달러(13조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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