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치료 대전환…알츠하이머 신약 ‘레켐비’ 정식승인

美FDA 가속승인 6개월만 최종 결정...처방권 진입 본격화할 듯

레켐비 제품사진. [사진=바이오젠]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가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분야에 최초 정식승인을 획득하며 글로벌 처방권에 진입했다.

레켐비는 질병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을 타깃하는 항체 신약으로, 올해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 가속승인 대상 의약품으로 지정된 지 6개월 만에 정식승인을 받았다.

미국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 보험서비스센터(CMS)가 해당 계열 약제의 효능과 안전성을 문제삼아 정식승인 이외 약물에는 보험적용에 제한을 둔 가운데, 이번 승인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처방이 이뤄질 전망이다.

6일(현지시간) 미국 FDA는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약 레켐비를 성인 알츠하이머 환자 치료제로 정식승인했다.

에자이는 입장문을 통해 “레켐비가 정식승인을 받음에 따라 성인 알츠하이머 환자의 질병 진행 속도를 늦추고 인지 및 기능 저하를 지연시키는 효과를 입증한 최초의 치료제가 된 셈”이라고 밝혔다.

레켐비는 다국적제약기업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공동개발한 두 번째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계열 항체의약품으로 정맥주사 제형으로 먼저 개발이 이뤄졌다.

앞서 2021년 6월 아밀로이드 표적 계열 신약으로 첫 승인을 받은 ‘아두카누맙(제품명 아두헬름)’의 경우, 유효성 논란과 부작용 이슈를 겪으며 현재 시장 퇴출 절차를 밟는 상황이다.

이번 허가를 받은 레켐비의 작용기전을 살펴보면, 문제를 일으키는 베타 아밀로이드반에 결합한 뒤 체내 면역반응을 유도해 독성 응집체 형성을 차단하는 약물 메커니즘을 가졌다.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전략이 레카네맙 치료의 핵심으로 평가된다.

다만, 이번 정식승인 결정에도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치매약들에 대표적 중증 이상반응으로 언급되는 뇌부종 및 미세출혈 등의 ‘ARIA (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 부작용 이슈를 놓고는 주의 문구가 부착된다. FDA는 해당 부작용 발생과 관련해, 돌출주의경고문을 삽입한다는 방침이다.

FDA는 “이상반응은 치료 초기에 발생하는 경향이 있어 약물 투약 후 첫 6개월 동안 환자 모니터링에 각별히 신경써야 할 것”이라며 “해당 문제에 대해 충분히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환자 교육과 소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에자이는 “레켐비 임상에서 보고된 ARIA 발생률은 실제로 지극히 낮은 수준이었다”며 “웹사이트에 ARIA 이상반응 교육자료와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식승인 전 올해 6월 열린 약물 자문위원단 최종 논의에서도 레켐비의 임상적 혜택에 만장일치로 “승인 권고” 평가를 내렸다. 정식승인을 위한 확증적 임상 3상 결과를 검토한 뒤, 자문위는 반대 없이 찬성 6표로 압도적 승인 권고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자문위 관계자는 “이번 자문위 논의에 제출된 898명의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레켐비를 투여한 환자들은 치료 18개월 후 질병 진행이 최소 26% 지연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러한 결과는 임상적 이점을 뒷받침하는 매우 명확하고 강력한 근거가 될 것이라는 데 모두가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작년 4월 미국 CMS는 ‘알츠하이머 치매 항체 신약 보험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임상적 혜택이 불분명한 항체치료제에는 일체의 비용 지원을 하지 않겠다”면서 국가 적격 임상에 등록된 인원 외에는 해당 치료제의 사용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한 바 있다.

이는 아밀로이드 표적 계열 신약으로 최초 허가를 받은 아두카누맙이 유효성 논란과 부작용 이슈를 겪으며 시장 퇴출 절차를 밟은 것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레켐비의 임상데이터를 보면 수치적으로도 모호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개발사가 기대한 최상의 결과가 나온 것으로 판단된다”며 “바이오젠과 에자이에게는 전작인 아두카누맙의 실패를 만회할 충분한 전환점이 마련될 것”으로 내다봤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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