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과 갑상선암 잡는 표적 신약 ‘레테브모’, 임상 성적표는

[ESMO 2023] RET 유전자 변이 표적약 주목...3상 임상 최초 공개

레테브모 제품. [사진=한국릴리]

RET 유전자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 신약 ‘레테브모(성분명 셀퍼카티닙)’의 임상 성적표가 베일을 벗었다.

해당 유전자 변이가 발견된 비소세포폐암 및 갑상선 수질암 환자에 레테브모를 사용했을 때, 암이 진행하지 않고 생존하는 무진행생존기간(PFS) 지표가 최대 두 배 가까이 개선되는 효과가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바이오마커 진단 검사를 통해 RET 변이가 확인된 환자들의 경우, 레테브모 치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올해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3)에서는 다국적 제약기업 일라이 릴리의 RET 표적치료제 레테브모의 3상 임상시험인 LIBRETTO-431 및 LIBRETTO-531 연구 결과가 각각 공개됐다. 해당 결과는 학회 발표와 동시에 국제 학술지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게재됐다.

이번 학회에 발표된 LIBRETTO-431 연구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RET 융합-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환자를 대상으로 레테브모와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펨브롤리주맙 치료를 비교한 임상이었다. 또 LIBRETTO-531 연구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RET-변이 갑상선 수질암 환자를 대상으로 레테브모와 다중표적항암제를 비교했다.

릴리의 데이비드 하이만 최고의학책임자는 “학회에 발표된 두 건의 연구 결과는 RET 유전자 변이 환자들에게 있어 적절한 초기 치료의 중요성을 뒷받침하는 핵심적인 근거”라며 “RET 유전자 변이가 발견된 환자들에게 레테브모가 1차 표준 치료법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먼저 LIBRETTO-431 연구는 이전에 치료 경험이 없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RET 융합-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레테브모를 평가한 3상 임상시험이다. 해당 연구에서 환자들은 레테브모 또는 현재 1차 치료에서 표준 요법인 페메트렉시드+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시스플라틴 또는 카보플라틴 중 연구자가 선택)±펨브롤리주맙을 무작위로 배정 받았다.

주목할 점은, 해당 연구가 바이오마커를 통해 선택된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PD-1 억제제+항암화학요법과 표적치료제의 임상적 유효성 및 안전성을 비교한 첫 번째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이란 대목이다.

연구를 보면, 전체 환자군(ITT) 261명 중 159명은 레테브모 투여군, 102명은 대조군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ITT-펨브롤리주맙 환자군 212명 중 129명은 레테브모 투여군, 83명은 펨브롤리주맙+항암화학요법 투여군으로 분류됐다.

주요 결과 ITT-펨브롤리주맙 환자군에서 독립적중앙검토위원회(BICR)에 의한 무진행생존기간(PFS)의 중앙값은 레테브모 투여군 24.8개월, 대조군 11.2개월로 위험비는 0.465로 나타났다. BICR에 의한 치료제의 전체 반응률(ORR)은 레테브모 투여군 83.7%로 대조군 65.1%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더욱이 BICR 및 연구자-평가 평가지표에 따른 전체 환자군과 사전 정의된 하위 분석 결과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관찰됐다. 레테브모는 대조군 대비 통계적으로 우월한 PFS 개선 지표가 확인된 것이다. 실제로 레테브모 투여군의 BICR에 의한 PFS 중앙값은 24.8개월로 대조군 11.2개월보다 13개월 이상 증가했다. 다만, 항암제 효과 판정에 기준이 되는 전체 생존기간(OS) 데이터는 아직 미성숙해 이번 학회에 공개되지는 않았다.

뇌 전이 문제에 대한 치료제의 효과도 보고됐다. 중추신경계(CNS)로 진행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레테브모 투여군이 대조군보다 더 길었다. 레테브모 투여군에서 CNS 진행 관련 최초 사건이 확인된 환자는 8명(6.7%), 대조군은 13명(18.1%)이었다. 또한 기준점에서 측정 가능한 뇌 전이를 가진 환자군에서 두개 내 반응률은 레테브모 투여군 82.4%, 대조군 58.3%로 나타났다.

연구 책임자인 중국 상하이호흡기병원 카이컨 주 교수는 “이번 데이터는 레테브모가 해당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서 1차 치료 요법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명료한 근거를 제공한다”며 “비록 치료가 시급한 사례가 종종 있지만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환자에 바이오마커 진단을 정례화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LIBRETTO-531 연구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RET-변이 갑상선 수질암 1차 치료에 허가된 치료법인 다중표적항암제(카보잔티닙 또는 반데타닙) 대비 레테브모를 평가한 3상 오픈라벨 임상이다.

이전에 다중표적항암제 치료 경험이 없는 해당 갑상선 수질암 환자 총 291명이 연구에 무작위 배정됐다(레테브모 투여군 193명, 대조군 98명). 대조군에 배정된 환자들은 연구자의 판단에 따라 73명은 카보잔티닙으로, 25명은 반데타닙으로 치료 받았다.

중간 분석 결과 PFS 지표 비교 결과 긍정적인 데이터가 나왔다. 약 12개월의 추적 기간(중앙값)에서, 레테브모 투여군은 BICR-평가 PFS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은 반면 대조군은 16.8개월로 확인됐다. 이에 대한 위험비는 0.280이었다. 사전에 계획된 하위 그룹에서 레테브모 투여군의 BICR 및 연구자-평가 PFS 지표는 대조군보다 더 길었다.

아울러 레테브모는 치료무실패생존기간(TFFS) 지표에서도 위험비가 0.254로 분석되며 유의한 개선효과를 확인했다. 레테브모의 전체 반응률(ORR)은 69.4%로, 대조군 38.8%와 비교해 두드러지는 차이를 보였다. 전체 생존기간(OS) 데이터는 해당 임상 역시 아직 미성숙해 분석되지 않았다.

한편 두 연구에서 관찰된 레테브모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이전 임상(LIBRETTO-001, LIBRETTO-121, LIBRETTO-321)에서 확인된 이상반응과 대체로 일치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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