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D·에자이, 면역항암제 활용법 ‘전략적 제휴’ 차질 빚나

흑색종·대장암 3상임상 2건 중단 결정..."치료효과 예상보다 낮아"

[사진=MSD, 에자이]
차세대 항암치료법으로 평가받는 ‘면역항암제’ 활용 전략에 차질이 빚어졌다. 암 환자에게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를 함께 사용하는 강력한 병용요법을 시행했으나, 예상보다 낮은 치료 효과로 임상시험에 돌연 제동이 걸렸다.

특히 임상시험에 이용된 항PD-1 계열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는 항암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꾼 면역치료제로 지금껏 10여 개가 넘는 암종에서 20개 이상의 처방 적응증을 확보한 상황이라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다국적제약기업 MSD와 에자이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항TKI 계열 표적항암제 ‘렌비마(성분명 렌바티닙)’ 병용요법과 관련한 3상 임상시험 2건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전이성 흑색종과 직장결장암 환자에 1차 치료제(가장 먼저 처방되는 약)로 두 약제를 함께 사용했을 때 치료에 따른 기대효과가 좋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이번 임상 중단 결정은 이들 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3상임상 ‘LEAP-003 연구’ 및 ‘LEAP-017 연구’ 결과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먼저 전이성 흑색종 임상시험(LEAP-003 연구) 중간분석 결과에 따르면, 키트루다와 렌비마 병용요법을 키트루다 단독요법과 비교했을 때 암환자에 전체 생존기간(OS) 개선효과가 통계적으로 의미있게 개선되지 못했다. 앞서 시행된 임상시험과는 상반된 결과였다.

또 전이성 직장결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잡은 3상임상(LEAP-017 연구)에서도 전체 생존기간 개선효과가 유의하지 않았다. 임상시험에 비교약제였던 ‘스티바가(성분명 레고라페닙)’ 또는 ‘TAS-102(성분명 트리플루리딘+티피라실 염산염)’에 비해 전체 생존기간이 일부 개선되기는 했지만, 통계적으로 두드러지는 수준까지는 아니었다.

회사는 임상시험 중단에 대해 “외부모니터링위원회의 권고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다만, MSD는 “결과를 학계와 공유하고 연구자들과 협력을 지속할 계획”이라며 “치료법이 필요한 보다 많은 유형의 암종을 대상으로 키트루다 및 렌비마 병용요법에 대한 평가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키트루다는 폐암을 비롯한 식도암, 자궁경부암 등 9개 주요 암종에서 1차 치료제로 허가받았으며 미국 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은 폐암을 포함해 7개 암종에서 키트루다를 선호요법으로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16개 암종에서 24개 적응증을 허가 받으며 면역항암제 중 최다 적응증을 보유 중이다.

이 가운데 키트루다와 렌비마 병용요법은 2021년 12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진행성 신세포암에 1차 치료제 및 진행성 자궁내막암 치료제로도 적응증을 허가받기도 했다. MSD와 에자이는 항암제 병용요법의 임상개발과 상업화 단계를 놓고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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