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제약업계 매출 1위 못하는게 아니라 안한다”

다른 회사 약 유통 비중 높은 유한양행과 대비

상장 제약기업들이 지난해 영업실적을 잇따라 공개하면서 제약업계 매출 순위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21년 제약업계 매출 순위는 유한양행, 녹십자,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순이었다. 이들 빅5 약사 중 유한양행이 15일 현재 영업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매출 순위는 2021년과 변동이 없다는 것이 제약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제약기업들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한양행이 1조8000억원을 약간 밑돌고, GC녹십자 1조7113억원, 종근당 1조4883억원, 한미약품 1조3317억원, 대웅제약 1조2801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추세를 유지할 경우 올해는 매출 2조원을 돌파하는 기업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제약업계는 각 기업의 매출을 분석할 때 총 매출보다는 제품 매출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제약기업들의 매출은 제품매출, 상품매출, 기타매출 등으로 구분된다. 제품 매출은 직접 생산한 제품에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형태이며, 상품매출은 상품을 사서 마진을 붙여 파는 형태다. 기타 매출은 부동산 관련 임대 매출, 수수료, 기술 이전료 등이다.

일각에서는 상품 매출은 유통 채널에서 발생하며, 재계약 불발시 매출 감소 위험성이 크다는 점을 들어 제품 매출로 회사 순위로 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상품 매출은 그때 그때 계약 상황에 따라 변동폭이 심하고 다른 회사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어서 취급 수수료만 벌게 되어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제품 매출은 질병 치료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이다.

제약기업 매출에서 상품매출을 제외하면 매출 순위를 크게 달라진다. 제품과 상품 매출을 합한 총 매출 1위는 유한양행이지만 상품 매출을 제외하면 매출 순위는 뒤로 밀린다.

유한양행의 2021년 제품 매출은 7019억원이고, 2022년에도 8000억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총 매출에서 제품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밑돈다.

반면 제약업계 매출 4위인 한미약품은 제품 매출로 순위를 집계하면 1위에 오른다. 한미약품의  2021년 제품 매출은 1조745억이고, 상품매출은 966억원이었다. 2022년에 총 매출 1조3317억원중 80% 이상인 1조1000억원 가량을 제품매출에서 기록했다.

기업의 수익성을 평가하는 영업이익률을 살펴보면 2021년 유한양행은 2.9%였던 반면, 한미약품은 10.4%이다. 유한양행이 덩치만 크지 실속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제약업계에서는 한미약품이 유한양행처럼 다국적 제약사의 의약품을 도입해 판매한다면 제약업계 매출 1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은 상품매출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개량신약 및 복합신약에서 창출되는 현금을 바탕으로 기초가 탄탄한 연구개발 중심의  제약사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제약업계에서는 ‘한미약품이 제약업계 매출 1위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는 것이다’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

한미약품은 “개량신약에서 복합신약 혁신신약으로 이어지는 한국형 R&D 전략의 핵심 동력은 자체 개발 제품에서 나온다” 며 “자체 개발 제품을 통해 쌓은 자금력으로 더 적극적이고 안정적인 신약 개발 투자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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