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의 힘…암 환자 생존율 높인다

암 환자가 근육 급격히 줄면... 암 자체보다 더 위험

평소 고기, 달걀 등 단백질 음식을 먹고 근력운동으로 근육을 키워 놓는 게 좋다. [사진=게티이미지]

몸의 근육은 ‘울퉁불퉁’을 연상시키지만 더 귀중한 기능이 있다. 바로 위급상황에서 몸을 보호하는 역할이다. 근육이 튼튼한 사람은 사고나 병으로 입원해도 퇴원이 빠르다. 힘든 항암치료를 받을 때도 잘 견디어 암을 이길 수 있다. 근육은 연금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최고의 보험은 바로 몸에 쌓인 근육이다. 근육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보자.

◆ 뚱뚱한 사람이 암 생존율 높다? 왜?

비만인 사람이 암에 걸리면 생존율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간혹 나오고 있다. 유럽암학회(ESMO) 학술지에 따르면 위암 수술 전·후 모두 체질량지수(BMI)가 ‘과체중’인 사람이 ‘저체중’이나 ‘정상체중’보다 5년 생존율이 높았다. 수술 전 5년 생존율은 저체중군이 69.1%, 정상체중군 74.2%, 과체중군이 84.7%였다. 수술 1년 후는 저체중군이 67.5%, 정상체중군이 83.6%, 과체중군이 93.6%였다. 연구팀은 암 환자는 수술 후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과체중인 사람의 생존율이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런 ‘비만의 역설’은 전립선암 치료 과정에서도 나왔다. 유럽비뇨기학회(EAU) 학술대회 논문을 보면 비만 환자가 정상 체중보다 생존율이 10% 이상 높았다. 학회 측은 BMI가 높은(비만) 사람이 치료 약물의 독성과 부작용을 더 잘 견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결국 몸에 단백질 등이 포함된 살이 붙어 있어야 힘든 항암 치료 과정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이다. 살이 근육 위주였다면 생존율이 더 높을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 근육량 많아 비만으로 오해 사기도

체질량지수(BMI)는 몸무게(kg)를 키의 제곱(m)으로 나눈 값으로 비만을 판정하는데 간편하게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비만은 체중보다는 체내 지방량(체지방량)으로 판단하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 지방 이외에도 근육, 뼈 그리고 간, 폐, 신장과 같은 장기들도 체중에 영향을 미친다. 이로 인해 체중이 체지방량을 잘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운동 선수의 경우 체지방량이 적은데도 발달된 근육량 때문에 체중이 높게 측정되어 비만으로 오해를 사기도 한다.

◆ 암 환자가 근육 크게 줄면… 암 자체보다 더 위험할 수도

환자가 몸에 근육이 없으면 살에 조금 남아 있는 단백질까지 분해하여 생존한다. 갈수록 노쇠해져 병 자체보다 근감소증으로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 근감소증은 근육의 양, 근력, 근 기능이 모두 감소하는 것이다. 근육의 혈액 및 호르몬 완충 작용이 줄어 기초대사량이 감소하고 병 치료 과정에서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다. 가장 흔한 원인은 단백질 섭취 저하, 운동량 부족 등이다 근감소증은 암, 당뇨병, 감염증, 척추 협착증 등이 있으면 2차적으로 자주 발생한다.

◆ 의사가 암 환자에게 고기 권하는 이유… 근육 늘려야 생존

위에서 언급한 연구결과는 공통적으로 암 치료 과정에서 힘(에너지)을 길러 생존율을 높였다는 것이다. 항암치료는 구토, 식욕저하로 음식을 못 먹는 환자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도 의사들은 “고기도 먹으라”고 권한다. 그래야 힘든 항암치료를 견디고 암을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입원 전 근육이 튼튼한 사람이었다면 치료가 훨씬 쉽고 생존율이 더 높았을 것이다. 건강할 때 고기, 달걀, 콩류 등 단백질 음식을 먹고 근력운동으로 근육을 키워 놓자. 40세가 넘으면 매년 1%씩 근육이 자연 감소할 수 있다. 아프면 그때야 근육의 중요성을 절감한다. 지금 바로 발뒤꿈치를 드는 까치발 운동이라도 해보자.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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