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발욕마’?.. 병원 가기 전 ‘도움말’은 없을까

이현석 박사의 저서《머발욕마》(328쪽/조선북스/18000원)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건강수명) 끊임없는 자기 노력이 필요하다. 질병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고 ‘좋은 의사’를 만나는 것도 중요하다. 병원 가기 전에 도움이 되는 책은 없을까?

“(머리)는 차게 하고 (발)은 따뜻하게 하라. 지나친 (욕심)을 부리지 말고 항상 (마음)을 편안하게 하라. 그러면 모든 의사를 비웃게 될 것이다.”

근대 임상의학을 확립한 네덜란드 의사 ‘헤르만 부르하버’(1668~1738)가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서재에서 단단히 밀봉된 책 한 권이 발견됐다. 책의 제목은 《의학사상 다시 없는 심오한 비밀》. 책은 경매에서 엄청난 금액에 낙찰됐고, 곧 개봉됐다. 놀랍게도 모든 페이지는 백지상태였다. 마지막 페이지에만 이렇게 쓰여 있었다.

책 제목 《머발욕마》는 의사 헤르만 부르하버의 ‘머리, 발, 욕심, 마음’에서 따온 말이다. 이 책은 소화기, 내분비, 호흡기, 심장, 정신 질환, 코로나19 등 가장 흔한 6개 분야의 질환에 대한 기본 개념과 환자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또한 거의 모든 질환과 연결되는 생활습관병을 예방하는 방법과 환자가 의사와 대화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소개한다.

적절한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 스트레스 관리 등 좋은 생활습관은 당뇨와 심혈관 질환 외에도 거의 모든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설령 병이 생겨도 상대적으로 예후(치료 후의 경과)가 좋다.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좋아지는 모든 병들을 일컬어 ‘생활습관병’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 눈에 띄는 것은 무엇보다 ‘의료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부분이다. 우리나라 의료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많은 환자를 봐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특히 환자 입장에서는 의료진과의 소통에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다. 진료 현장에서 이 같은 문제를 절실히 깨달은 저자는 의학박사 학위와 별도로 국내 최초로 의료커뮤니케이션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저자는 항상 시간에 쫓기는 의사의 상황을 고려할 때 궁금한 내용을 적어 가서 보여주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한다. 환자 스스로 메모를 하는 과정에서 질문의 요지가 명료해지는 효과도 있다. 의사를 선택하기까지는 많이 고민한다. 일단 주치의로 결정했으면 믿고 의지해야 한다. 자꾸 의심하고 확인하다 보면 서로 불신이 생길 수 있다. 다른 병원에서 진료받은 경험 등을 솔직하게 말하면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만일 따뜻하고 자상하지만 실력은 떨어지는 의사와 환자에게 면박이나 주지만 실력은 뛰어난 의사가 있다면, 누구를 선택해야 할까? 저자는 단호하게 괴팍한 의사에게 진료를 받으라고 말한다. 부족한 실력을 말로 대신하려는 의사에게 몸을 맡긴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매스컴에 자주 등장하는 ‘쇼닥터’(show doctor)도 피하라고 말한다. 또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질환이 아니면 대형병원보다 중소병원이 더 좋은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 이밖에 진단이 쉽게 나오지 않을 때, 병원마다 다른 치료 방법이 나올 때 환자의 대처법에 대해서도 안내한다.

이현석 박사

저자 이현석은 의학박사 외에 의료커뮤니케이션학 박사 학위도 갖고 있다. 고려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아산병원에서 흉부외과 전공의 과정을 마쳤다. 고려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일본 구루메 대학에서 객원교수로 활동했다. 광운대에서 의료커뮤니케이션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 창립을 주도해 회장을 역임했다. 고려대 좋은의사연구소 연구교수를 역임하기도 했다. 그는 그동안 다양한 강연과 기고를 통해 의료정보 전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전공 분야인 대한흉부외과학회 부회장을 지내는 등 다양한 학회에서 꾸준한 활동을 통해 학회 발전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머발욕마/328쪽/조선북스/18000원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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