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방어 급급…”2회는 부족, 3회로 오미크론 수비”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발생한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의 한 건물이 통제되고 있다. [사진=/뉴스1]
오미크론 변이의 등장으로 백신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는 예비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와 관련, 화이자는 방어 차원의 연구 데이터를 소개했다. 부스터샷이 오미크론 변이를 막는 효과가 있다는 것.

남아프리카공화국 과학자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백신 접종을 통해 얻게 되는 면역력을 회피하는 능력이 있다는 예비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오미크론 변이는 코로나 백신과 항체치료제가 표적으로 삼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기존 바이러스들과 유전적으로 차이가 있어, 백신과 치료제 효과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돼왔는데, 이를 증명하는 데이터를 공개한 것.

이와 관련 화이자와 바이오엔텍은 8일(현지시간) “백신 2회 접종이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능력을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은 사실이나, 부스터샷을 접종하면 오미크론 변이를 중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2회 접종도 의미가 있다”며 “위중증에 이르지 않도록 하는 보호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남아공과 화이자 연구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화이자와 바이오엔텍은 2회 접종자와 3회 접종자들의 샘플을 조사해, 2회 접종 시에는 오미크론 변이를 충분히 중화시킬 수 있는 항체가 형성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 하지만 부스터샷인 3회 접종 시에는 높은 수준의 항체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엔텍 우구르 사힌 CEO는 “세번째 접종은 진짜 가치가 있다”며 “특히 위중증 보호에 대한 효과가 강력하다”고 말했다. 미국 메이오 클리닉 소속 백신전문가도 “부스터샷이 현재로썬 최선”이라고 말했다.

남아공 과학자들의 최신 데이터 역시 백신이 무용하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이번 연구는 오미크론 변이가 백신 효과를 회피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포커스를 두긴 했으나, 오미크론 변이는 이전 변이들과 동일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에 의존해 사람의 세포를 공격한다는 점에서 현재 존재하는 백신들이 부분적으로 효과를 낼 것이라고 본 것.

즉, 남아공 과학자들과 화이자 및 바이오엔텍의 설명을 종합하면 새로운 변이에 대한 백신의 보호 효과가 기존보다 감소한 것은 사실이나, 부분적으로는 도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입원 위험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백신 접종은 아직 유의미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백신의 효과가 이전보다 감소한 것 역시 사실이라는 점에서, 백신  업데이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백신 업데이트 필요할 수도…자연면역은 대가 따라

부스터샷이 효과가 있다 해도, 그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다. 만약 단기간 내에 부스터샷 접종 효과가 떨어진다면,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4차, 5차 접종을 받으라고 요구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으며, 백신 접종률은 계속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를 인식한 화이자는 실질적으로 현재 오미크론에 특화된 백신을 개발 중이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들은 기존 감염자들보다 경미한 증상을 보인다는 점에서, 델타 변이를 대신해 차라리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자리하는 편이 나을 것이란 조심스러운 주장들도 나오고 있다. 남아공의 한 백신전문가는 오미크론이 빠르게 확산된 지역에서의 입원과 사망 위험이 급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오미크론은 기존 변이보다 덜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해당 지역에서 델타 변이가 대유행할 때 중환자실 침대 및 산소 부족으로 절박했던 상황과 대조적이라는 것.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오미크론 변이가 ‘천연백신’이 될 수 있다 해도 오미크론에 대한 보다 확정적인 분석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국내 유입을 차단하고 감염자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현재 국내의 감염 상황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 겨울이 되면 확진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사실은 예고된 부분이기 때문에 새삼스러운 상황은 아니지만, 이러한 상황을 예상하고도 정부의 대응책이 미흡하다. 오미크론 변이가 기존 변이보다 경미한 증상을 일으키고 있다 해서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아프리카는 백신 접종률이 낮아 자연면역을 얻은 인구 비율이 높다. 하지만 거기엔 대가가 따랐다. 공식 집계에 따르면 남아공에서만 9만 명이 코로나로 목숨을 잃었는데, 전문가들은 실제로는 3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자연면역에 도달하려면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따른다는 것. 이로 인해 남아공 정부는 현재 백신 접종 의무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내에서도 코로나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방역에 무관심해지거나 지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거리두기 등 방역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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