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박카스 분할안에 반발 확산

박카스 사업부를 비상장 회사로 돌리려는 동아제약 계획에 소액주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사모펀드(PEF)인 서울인베스트먼트클럽도 동아제약 분할 안건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명하는 등 박카스 분할안이 제약업계를 넘어 경제계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소액주주 모임인 ‘네비스탁’은 21일 동아제약 주주를 대상으로 의결권 위임을 권유하고 있다는 공시(14일)를 재확인하면서 동아제약 분할이 주주가치를 하락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동아제약 소액주주들은 이번 분할 안건에 대해 네비스탁에 정밀 분석을 의뢰한 바 있다.

네비스탁은 동아제약의 대표적인 효자상품인 박카스를 생산하는 일반의약품 사업부가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의 100% 자회사가 되면 주가가 떨어져 일반 주주의 권익이 줄어들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대주주 일가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며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구조조정 전문 펀드인 서울인베스트측도 동아제약 주요 주주들로부터 분할안의 주주가치 훼손 여부에 대한 분석을 의뢰받고 검토한 결과, 박카스 분할안 반대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동아제약의 지주회사 전환의 핵심은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약을 담당하는 동아에스티와 일반의약품을 파는 동아제약으로 회사를 나눠 그 위에 지주회사 동아쏘시오홀딩스를 두는 것이다. 지주회사와 동아에스티는 상장하고, 동아제약은 박카스사업부를 포함해 비상장으로 돌리기로 했다.

그러자 소액주주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지금까지 동아제약 주가를 떠받쳐왔던 박카스의 증시 퇴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박카스는 국내 일반의약품 부동의 1위를 지켜온 대표상품으로 지난해 매출만 1709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액이 9309억8000만원이니 그 비중을 짐작할 수 있다. 동아제약은 일괄 약가 인하에도 불구하고 박카스 매출 상승, 해외 사업부 수출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률은 9.6%를 나타냈다.

소액주주들은 “분할 후 주가가 떨어지면 한푼 두푼 모은 돈으로 동아제약 주식을 산 서민들만 피해를 본다”면서 “박근혜 당선인이 경제민주화를 왜 추진하려는지 이유를 알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동아제약은 오는 28일로 예정된 주총에서 지주회사 전환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자 18일 “주주 동의 없이는 박카스를 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정관에 ‘박카스 사업 양도 시 주총 특별결의를 요하도록 하겠음’이라는 내용을 새롭게 넣기로 했다고 밝힌 것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박카스 사업 매각이란 있을 수 없는 일임에도 일각의 우려가 있어 시장 의견을 반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동아제약 측은 “박카스 사업의 분할은 지주회사가 혁신신약, 바이오신약 등을 개발하기 위해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R&D 투자 비용을 사업자 회사로부터 조달하고, 여기서 개발된 신약을 다시 사업회사가 국내 판매 및 수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함이지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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