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급성 골수성 백혈병 표적 물질 발굴

국내 연구진이 백혈병 중에서도 생존율이 가장 낮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의 표적 치료제 후보 물질을 발굴했다. 해당 물질은 동물 실험에서 독성 없이 효과적으로 암세포를 사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연구재단은 심태보 한국과학기술원/고려대학교 KU-KIST 융합대학원 박사 연구팀이 NRAS 돌연변이를 유발하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 세포에서 구조-활성 상관관계를 최초로 연구해 표적 치료제 후보 물질을 도출했다고 17일 밝혔다.

RAS(KRAS, HRAS, NRAS)는 외부 신호를 세포 내로 전달하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 세포의 생존, 분화, 성장 등 다양한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매우 중요한 단백질이다.

이런 RAS가 비정상적으로 작동될 경우, 암 발생의 원인이 된다. RAS의 과활성화를 유발하는 RAS 돌연변이 유전자는 전체 암종의 30퍼센트에서 발견된다. 그 가운데 NRAS는 백혈병 환자의 10.3퍼센트에서 발견되고 있다.

RAS 돌연변이가 암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이를 직접 저해하는 표적 치료제는 전무한 상황이다. NRAS를 포함한 RAS 단백질은 세포의 생존, 분화, 성장 등에 광범위하게 관여해, 이를 저해하는 약물 개발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비정상적인 RAS 신호 전달을 차단하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RAS 돌연변이를 보유한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에게는 효과적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NRAS 돌연변이 유발 급성 골수성 백혈병의 세포에서 구조와 활성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독성이 경감된 급성 골수성 백혈병 표적 치료제의 후보 물질을 발굴했고, X-레이 결정학을 통해 후보 물질과 표적 분자의 결합 구조도 규명했다.

연구팀은 이 후보 물질이 NRAS 돌연변이 유발 급성 골수성 백혈병 세포의 사멸을 직접 유발하고, 종양 발생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후보 물질을 동물 모델에 경구 투여하자, 부작용 없이 15일가량 생존 일수가 연장됐다.

심태보 박사는 “이번 연구는 NRAS 돌연변이 유발 급성 골수성 백혈병 극복을 목표로 구조와 활성의 상관관계를 확립한 것”이라며 “난공불락이던 NRAS 돌연변이 유발 급성 골수성 백혈병의 최초 표적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바이오 의료 기술 개발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본 연구는 의약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메디시널 케미스트리(Journal of Medicinal Chemistry)’ 8월 28일자에 게재됐다.

[사진=CI Photos/shutterstock]

    정새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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