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은 한국의 트럼프?

연예인 유아인씨에 대해 경조증이 의심된다는 글을 올린 정신과 의사는 정말 잘못한 것일까?

지난 10월에 발표된 논문(The Goldwater Rule: Perspectives From, and Implications for, Psychological Science)에 따르면 잘못이 아닐 수도 있다.

지난 11월 유아인씨는 일주일 가까이 여러 사람과 트위터를 통해 설전을 벌였다. 논쟁이 마무리될 때 쯤 한 정신과 의사가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킨다. 유아인씨에 대해 경조증이 의심된다는 트위터 글을 남긴 것이다.

급기야 대한정신건강의학과 봉직의협회가 논란을 일으킨 정신과 의사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진료실에서 면밀히 관찰하고 충분히 면담하지 않고서 정신과적 진단을 함부로 내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직접 진료하지 않은 개인에 대해 주관적인 생각을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는 것이 기본적인 윤리와 원칙이라는 내용도 함께 발표했다.

여기서 협회가 내세운 윤리 기준은 ‘골든워터룰’이라는 규정이다.

골든워터룰은 미국정신의학회(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의 윤리 규정 가운데 하나다. 정신과 의사는 직접 진료하지 않은 공적 인물에 대해 동의없이 전문적인 의견을 표명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1964년 미국 대통령 후보였던 베리 골든워터에 대한 정신과 의사들의 의견이 공표된 것이 문제가 되면서 1973년에 이를 금지하는 윤리 규정이 처음 만들어졌다.

골든워터룰은 미국정신의학회의 윤리규정이지만 대한신경정신의학회도 골든워터룰와 같은 내용을 윤리규정으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0월 12일 학술지 ‘퍼스펙티브 온 사이컬러지컬 사이언스(Perspectives on Psychological Science)에 골든워터룰이 시대에 뒤떨어진 규정이라는 주장을 담은 논문이 공개됐다.

미국 에모리대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골든워터룰이 직접 진료하지 않고도 유효한 정보를 수집하는 일이 가능한 시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명인은 언론을 통해 공개된 인터뷰, 가족, 친구, 그를 잘 아는 사람과의 인터뷰, 쇼셜미디어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진단을 위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논문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있다. 지난해와 올해 다수의 정신과 의사와 심리학자가 골든워터룰을 위반해 트럼프 대통령이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다고 공표했다. 한 심리학자는 트럼프의 정신질환에 대해 대중에게 경고할 윤리적 책임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이 문제는 아직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논란을 이어가고 있다. 10월에 발표된 논문도 이런 논란의 연장선 상에 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논란을 일으킨 정신과 의사가 문제가 된 트위터 글을 삭제하고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사과문을 올리면서 논란이 사그라진 상태다.

    도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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