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진출 잰걸음, ‘K-Medi’ 성과 보인다

 

정부지원을 통해 국내 제약사들이 개발한 신약 또는 신약후보물질이 해외에서 점점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지난 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신약 개발 분야의 해외진출 성과를 분석한 결과, 복지부의 신약개발지원사업을 통해 기술수출된 사례는 총 15건, 기술료 수입은 계약금과 마일스톤(중도기술료)을 포함해 최대 11억달러(약 1조2천억원)에 육박했다.

기술 수출에 성공한 15개 과제에 지원된 보건의료 R&D 예산은 178억원이었다. 이 기간 신약개발지원사업에 투입된 전체 예산은 1825억원이다. 현재 복지부는 신약개발 비임상 및 임상지원사업, 시스템 통합적 항암신약개발사업, 미래부, 산업부와 공동으로 범부처 전주기신약개발사업에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기술 수출된 신약후보물질을 살펴보면 한미약품의 항암신약물질인 포지오티닙과 면역질환표적치료제가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2월 미국의 항암제 개발전문 제약사인 스펙트럼 파마수티컬즈에 포지오티닙을 기술 수출하고, 3월에는 미국 일라이릴리와 면역질환표적치료제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신약으로는 보령제약이 개발한 고혈압치료제인 카나브가 대표적이다. 카나브는 멕시코 등 중남미와 러시아에 이어 중국 시장에도 진출해 지난 2011년부터 누적액으로 2억달러 규모의 기술수출계약을 달성했다.

또 일양약품이 개발한 장궤양 치료제 놀텍과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는 터키와 러시아, 중국 등으로, 안국약품이 개발한 기관지염 치료제 시네츄라시럽은 미국으로 각각 수출됐다. 제넥신이 개발한 자궁경부전암 치료제 후보물질(GX-188E)은 중국으로 기술 이전됐다. 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사업단을 통해 선정된 큐리언트사의 다제내성결핵 치료제와 파멥신사의 뇌암 치료제는 각각 러시아와 중국으로 기술 수출되는 성과를 거뒀다.

신약개발에 성공하면 높은 수익이 창출된다. 하지만 개발기간이 평균 10-15년에 이르고 실패율도 높아 투자 회수기간이 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기술이전 성과는 매우 우수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복지부 배병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신약개발 R&D 성과가 지속적으로 창출되기 위해서는 이전단계의 연구 성과물이 다음 연구개발단계(TRL)로 연계돼 후속지원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R&D 전략지도를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신약개발 R&D 협의체’ 등 범정부 컨트롤타워를 구축해 부처 간 정보교류와 성과 연계를 확대하고, 신약개발 R&D 투자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신약개발을 비롯해 의료기관과 제약, 의료기기 등 국내 보건의료산업 전반은 해외진출을 위한 잰걸음을 내딛고 있다. 복지부 주최로 지난 8일 개최돼 오는 10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5 바이오&메디컬 코리아’ 행사에서는 총 6천6백억원 규모의 수출계약과 양해각서가 체결됐다. 행사가 처음 시작된 지난 2012년 이래 최대 규모다.

제약 분야에서 성과가 두드러졌다. 해외 5개사와 국내 6개사 사이에 총 8건, 6천5백억여원 규모의 수출계약과 MOU가 체결됐다. 대웅제약, 동아ST, 서울제약, 동광제약 등 4개사가 2395억원 규모의 제품 수출 계약을 맺었고, 씨엘팜, 삼천당제약, 동광제약은 4132억원의 설비와 공장 설립, 제품수출에 대한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PCL사가 브라질에 혈액원용 진단키트(Hi3)를 10년간 약 100억원 규모로 공급하기로 했고, 닥터서플라이가 사우디 공식 대리점을 통해 향후 5년간 약 54억원 규모의 국산 의료기기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의료기관 진출은 중국과 러시아의 4개 의료기관과 국내 6개 기관 사이에서 총 5건의 해외진출 계약 및 협력 양해각서 체결이 이뤄졌다. 명지병원과 우리안과, CJ메디코어, 한국청년취업연구원이 각각 건강검진센터를 비롯해 안과, 치과, 피부과, 성형외과 등 전문분야의 진료센터 설립, 운영에 대한 합작 계약 및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이 좁은 국내 시장을 넘어 8천조원 규모의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은 현재 우리 보건의료산업이 당면하고 있는 과제”라며 “이번에 체결한 계약과 양해각서는 출발점으로, 향후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층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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