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 경영권, M&A 전문기업 손에 넘어가

15일 임시주총서 사측 이사 선임 안건 통과…등기이사 8명중 5명 확보

헬릭스미스 로고

바이오벤처 1세대인 헬릭스미스의 경영권이 M&A 전문기업의 손에 사실상 넘어갔다.

15일 열린 헬릭스미스 임시주주총회에서 사측이 추천한 사내이사 2명(유승신·윤부혁), 사외이사 2명(김정만·조승연)을 선임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소액주주연합 측 추천 김훈식·박재석·최동규 사내이사 3명의 해임안도 상정됐지만 부결됐다.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허윤 선임 건도 부결됐다.

지난 1월 31일 임시주총에서 김선영 사내이사가 선임돼 헬릭스미스 등기이사 8명 중 5명은 회사 측이 추천한 인사로 채워졌다. 이에 따라 헬릭스미스의 경영권은 회사를 인수한 카나리아바이오엠에 사실상 넘어가게 됐다는 분석이다.

헬릭스미스 임시주주총회 결과

헬릭스미스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김선영 대표는 지난해 12월 11일 카나리아바이오엠에 350억원 규모의 보통주 신주를 발행해 경영권을 넘기는 내용의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헬릭스미스가 카나리아바이오엠의 자회사인 세종메디칼이 발행하는 300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매입하는 내용이 계약 조건에 포함됐기 때문에 실제 카나리아바이오엠은 50억원에 헬릭스미스의 경영권을 양도받은 것이다.

헬릭스미스 소액주주연합은 카나리아바이오엠이 M&A 전문기업이라는 점을 들어 경영권 양도에 반대하고 있다.

카나리아바이오엠(옛 두올물산)은 1955년 설립된 자동차 내외장재 개발 생산 회사다. 완성차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자동차 카페트, 트렁크 드림, 휠가드 등을 거래하고 있다. 2021년 매출 89억5400만원, 영업손실 10억82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 현대사료를 인수해 카나리아바이오로 사명을 바꿨고 7월에는 의료기기 회사 세종메디칼 인수 계약을 체결해 세종메디칼 관계사인 신약개발사 제넨셀을 지배하고 있다. 또 12월에는 GMP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있는 두원사이언스제약, 올해 1월 에이티세미콘이라는 회사가 갖고 있는 리더스기술투자를 인수했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이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회사를 인수하고 또 다시  전환사채를 발행해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전형적인 M&A 기업의 행태를 밟고 있다고 소액주주연합 측은 주장하고 있다.

일부 M&A 전문기업의 경우 전환사채를 주고받으며 기업을 인수한 후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주가를 띄우고,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으면 회사를 껍데기(?)로 만들고 손을 떼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같은 사례가 헬릭스미스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많다는 점을 들어 헬릭스미스 소액주주 측은 카나리아바이오엠측의 경영권 인수를 강하게 반대해 왔다.

하지만 이번 주주총회에서 사측이 추천한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2명이 등기이사로 선임되면서 회사 측은 8명의 등기이사 중 5명을 추천 인사로 채우게 됐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은 회사 자산 매각과 보유 파이프라인 기술 이전 등의 경영권 행사뿐만 아니라 전환사태 발행 등도 할 수 있게 됐다.  소액주주 측과의 경영권 분쟁은 마무리됐지만, 헬릭스미스의 경영권이 M&A 전문기업의 손에 좌우된다는 점에서 바이오 1세대의 명맥을 계속 유지할지는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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