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서비스 활성화 공청회 열려
의협-병협 주최, “의료기관이 사업주체 돼야” 한목소리
대한의사협회는 20일 새 정부가 추진하는 ‘건강서비스 활성화사업’이 의료기관을
주축으로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발표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는 공동으로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대한의사협회
3층 동아홀에서 ‘건강서비스 활성화,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인가’라는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의 화두는 단연 ‘건강서비스 제공 주체’였다. 이에 대해 전문가의
주제발표와 지정토론이 3시간 30분 동안 이어졌다.
▽건강서비스 활성화의 문제점
대한의사협회 김숙희 정책이사는 ‘건강서비스 활성화의 문제점’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의협 입장을 대변했다.
김숙희 정책이사는 “건강서비스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
중심으로 건강서비스를 제공하고, 시장의 추이를 지켜본 후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서비스회사 주도땐 유사의료행위-개인정보 유출 등 우려”
김 이사는 건강서비스가 일차의료기관을 벗어나 건강서비스회사에서 제공된다면
△비의료인의 유사의료행위 합법화 초래 △건강서비스회사의 환자 유인과 알선으로
인한 의료체계 혼란 △고객유치를 위한 환자 개인정보 유출 △사회경제적 수준이
낮은 건강 취약계층에 대한 수요불평등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는 “의료기관은 지역사회에서 건강증진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핵심적인
주체임에도 건강서비스 활성화 제도에서 역할 설정이 제대로 돼 있지 않다”며 “건강서비스
중에서 과학적 근거와 효과가 탁월한 서비스에 대해서는 건강보험 제도권으로 편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관리회사에서 환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의사 지시서 등의 발행을 서비스 제공에 대한 선행요건으로 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건강서비스 활성화의 긍정적 측면
이에 대해 경희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최중명 교수는 ‘건강서비스 활성화의 긍정적
측면’이라는 주제발표에서 건강서비스 활성화에서 가장 큰 이슈는 ‘의사의 참여’라고
밝혔다.
최교수는 “의사가 건강서비스 활성화 정책에 참여할 때 건강관리 서비스회사에서
하느냐 혹은 의료기관에서 하느냐의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얼마만큼 참여해서 완성된 서비스가 제공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그중에서 의사의 전문성이 필요한 부분이 아니라면 개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이상적인 건강서비스 활성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 의료기관과 건강관리
서비스회사가 각각 활동하는 것보다는 업무를 분담해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료 이용률 증대 등 효과”…“전문성 없는 영역은 개방 필요” 지적도
그는 “건강서비스회사는 의료기관에 환자를 의뢰하고, 의료기관은 건강서비스회사에
생활습관 개선 질환관리 등을 제공하면 왜곡된 의료이용 행태를 교정하고 질환을
조기에 예방해 합병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면서 “이는 건강검진 수진율과 의료
이용률 증대,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고용 확대, 건강관리서비스 기관이나 전문 재활센터
설립과 운영 등이 활성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톨릭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이원철 교수 역시 ‘건강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의사의
역할’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의사단체가 좀더 적극적으로 건강서비스 사업을 제안하고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하지만 건강서비스 활성화 문제가
의료기관과 건강관리서비스회사의 대립적인 구도로 흘러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드시 모든 역할을 의사가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정부는 생애전환기
검진사업 등의 보건사업에 의사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을 원하며 그에 대해서는
수가도 지불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경진 기자 (nice2088@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