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xing Day에 부와 사랑을 생각한다


축구 팬들은 좋겠습니다. 오늘은 영국 프리미어 리그가 불꽃을 튀기기 시작하는 ‘박싱 데이(Boxing Day)’입니다. 지금부터 두 달 동안 박지성의 맨U가 아홉 경기를 치르는 것을 비롯해서 대부분의 팀이 살인적인 경기 일정에 들어갑니다.

박싱 데이의 뜻은 ‘권투하는 날’ ‘싸우는 날’이 아니라 ‘박스에 선물을 담는 날’입니다. 영국에서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12월 26일 귀족이나 상인이 농노, 하인 등에게 상자 가득 선물을 준 것에서 비롯됐다고 하며 대부분의 영연방 국가에서 공휴일로 정해져 있습니다.

영연방 국가에서는 박싱 데이에 스포츠 경기를 즐깁니다.
영국에서는 여우사냥, 축구경기, 경마 등이 벌어지고 호주에서는 크리켓과 요트 경주가 열립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외국 팀과 크리켓경기를 엽니다. 스포츠 경기가 활성화된 것은 이날 경기의 수익금을 빈민에게 기부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미국과 캐나다의 박싱 데이는 이와는 조금 달리 상점들이 성탄절 때 팔고남은 물건을 ‘폭탄 세일’하는 날입니다. 올해에는 우리나라에도 ‘박싱 데이 세일’이 등장했더군요.

박싱 데이는 영국의 귀족과 부자들이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기쁘다는 것’을 확인해온 날입니다. 교회에서도 박싱 데이에 돈을 모아 빈민들에게 전달합니다.

우리나라는 ‘박싱 데이’는 없지만, 경제 한파 속에 ‘주는 기쁨’이 영국 못지않게 번지고 있습니다.
인천에서는 쪽방에 사는 빈민들이, 제주에선 구두수선공이 한 푼 두 푼 모은 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습니다. 구세군 냄비에는 서민이 받은 유가환급금을 비롯해 사랑이 쌓여 목표액을 초과달성했다고 합니다. 한 대학교수는 7년 전 재임용에 탈락한 뒤 학교와 소송을 벌여 받은 3000만원을 내놓았고 또 다른 익명의 독지가는 서울 광화문 구세군 냄비에 1000만 원 짜리 수표를 넣고 사라졌다고 합니다.
박완서의 소설 제목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가 저절로 떠오르는 겨울입니다.

이번 경제위기가 아귀다툼의 자본주의가 따뜻한 자본주의로 되살아나는 계기가 되기를 빕니다. 많은 부자들이 자신의 자산가치가 떨어진 것에 아까워하고 있지만, 오히려 부(富)의 의미에 대해서, 삶의 가치와 나눔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 어떨까요?

나누면 모두가 푼푼해져서 결국 나눠준 사람에게도 이득이지만, 거꾸로 자기만 살겠다고 하면 모두가 힘들어지고 결국 자신에게도 피해가 오게 마련입니다. 

기부는 건강에도 도움이 됩니다. 최근 뇌 과학의 연구결과 누군가에게 무엇을 줄 때의 기쁨은 무언가를 성취했을 때보다 훨씬 크고 오래가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때문에 기부와 자선에 중독되면 헤어날 수 없고,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기부금은 줄지 않는가 봅니다.

여러분도 이 건강하고 행복한 중독에 빠져 있나요? 아니면, 오늘 가벼운 마음으로 첫 맛을 보는 것은 어떨까요? 사랑과 자선이 이 얼어붙은 겨울 세상을 녹일 난로가 된다는 것은 너무 천진난만한 꿈일까요?

경주 최부자 가문의 가훈, 육훈과 육연

경주 최부자집은 우리나라에서 나눔을 실천한 대표적 부자 가문으로 꼽힙니다. 
모든 부자가 최 부자집의 가훈처럼 산다면, 우리 사회가 얼마나 포근해질까요? 
가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지는데 이를 소개합니다.

육훈(六訓)=齊家의 가훈
진사 이상의 벼슬을 하지 마라.
만 석 이상의 재산을 모으지 말며 만 석이 넘으면 사회에 환원하라.
흉년에는 남의 땅을 사지 마라=이 땅의 많은 부자가 남의 위기를 축재 수단으로 삼기위해 현금을 쟁여두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특히 가슴에 와 닿네요.
과객(過客)은 후히 대접하라.
며느리들은 시집온 뒤 3년 동안 무명옷을 입어라.
사방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육연(六然)=修身의 가훈
스스로 초연하게 지내고(자처초연 自處超然),
남에게는 온화하게 대하며(대인애연 對人靄然),
평온할 때에는 마음을 맑게 가지고(무사징연 無事澄然),
일을 당해서는 용감하게 대처하며(유사감연 有事敢然),
성공했을 때에는 담담하게 행동하고(득의담연 得意淡然),
실패했을 때에는 태연히 행동하라(실의태연 失意泰然).

오늘의 음악

사랑은 온세상에 번져 있는데 모르는 것은 아닐까요? 연말에는 이를 실감합니다. 그런 뜻에서 스위트의 ‘Love is like Oxygen’을 준비했습니다. 1940년 오늘은 미국의 음반 프로듀스 필 스펙터가 태어난 날입니다. 그는 비틀스, 존 레넌, 조지 해리슨, 레너드 코헨, 라이처스 브라더스 등과 함께 수많은 히트곡을 냈습니다. 그의 노래 중 두 곡을 준비했습니다.

♫ Love is like Oxygen [Sweet] [듣기]
♫ Unchained Melody [라이처스 브라더스(공연)] [듣기]
♫ Da Doo Ron Ron [크리스탈스]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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