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전립선비대증 20%, 이걸로 치료한다는데

전립선시술클리닉 권헌영 원장 "성 기능 저하 없는 '리줌' 시술, 국내외 확산"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남자들만 골라 괴롭히는 병이 있다. 사정(射精) 기능을 돕는 전립선이 비대해지면서 요도를 압박해 각종 배뇨장애를 일으키는 것. 수시로 화장실을 가게 하는 빈뇨(頻尿)부터 밤에 소변 보려 잠을 깨게 하는 야간뇨, 갑자기 소변이 터져 나오는 절박뇨까지 증상도 다양하다.

남자 나이 50대면 절반 정도가 생기고, 나이가 더 들면서 발병률이 점점 더 높아진다. 최근엔 50대 이전에 일찍 생기는 경우도 많다. 미국전립선학회는 “전 세계 약 1억1천만 명이 전립선비대증(BPH)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다”고 했다.

고온 수증기 에너지로 전립선 조직 제거

이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15년 전립선비대증을 고칠 혁신적인 방법 하나를 승인했다. ‘리줌 시스템(Rezum System)’이다. 고온의 수증기 에너지로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제거해 배뇨 기능을 개선하고 증상을 완화하는 새로운 접근법이다.

여기엔 미국비뇨기과학회 논문이 한몫했다. 65세 전후 남자 256명에게 시술한 결과, IPSS(국제전립선증상점수)부터 ‘삶의 질’(QOL), 최대방뇨유속(Qmax) 등이 크게 개선됐다는 것. 예후도 좋아 4년간 추적관찰을 해보니 재발률이 4.4%로 미미했다.

특히 수술이나 다른 시술들에서 문제가 됐던 ‘발기(erection)부전’ 문제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사정 역류 등 다른 부작용도 없었다.

전립선비대증.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동아대 교수(비뇨의학과) 출신 권헌영 원장(부산 맨앤우먼비뇨기과)은 “전립선 아데노마 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데다 그 세포 잔여물이 체내에서 대부분 흡수되는 만큼 유로리프트(전립선결찰술) 등 다른 시술과 달리 리줌은 몸에 임플란트 하나 남기지 않는다는 것이 큰 특징의 하나”라고 설명한다.

2018년 미국 국립임상우수연구소(NICE)가 남성 하부요로증상(LUTS) 치료 옵션의 하나로 통합하면서 2023년 기준, 미국에서 전립선비대증 리줌 시술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2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시술 방식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치로, 이미 3만5000명 이상 환자가 리줌 치료를 받았다는 얘기다. 최근엔 그 효과와 안전성까지 확인되면서 시술 범위도 더 넓어졌다.

유럽·일본서도 대중화…국내에선 2022년 허가

유럽은 그보다 이른 2013년에 이미 유럽적합성마크(CE)를 받은 이후 빠르게 대중화되고 있다. 성 기능 저하와 합병증 부담이 큰 수술 대신 리줌 시스템을 많이 활용하는 추세다.

우리나라에서도 2022년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리줌 치료법 ‘수증기 이용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은 지난해 1월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로 고시됐다.

일본도 비슷한 시기에 후생노동성 승인을 받았다. 또 일본 중앙사회보험의료기관의 새로운 급여 범주 승인도 받았다. 피부 절개 없이 요도를 통해 진행하는 최소 침습적 시술인 만큼 출혈이 거의 없고, 회복 시간도 짧다. 당일 또는 다음 날 퇴원할 수 있으며, 빠르게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도 큰 이유다.

단, 전립선비대증이 있다고 모든 환자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증상이 약한 BPH 초기엔 약물 치료로도 충분하다. 또 증상이 아주 심한 경우엔 전립선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TURP) 외엔 방법이 없을 수도 있다.

전립선비대증 리줌 시술. [사진=맨앤우먼비뇨기과]
부산 울산 경남 지역에서 처음으로 ‘전립선시술클리닉’을 개설한 권헌영 원장은 “전립선은 매우 민감한 부위”라며 “전립선비대증 진행 정도부터 환자 건강 상태, 개인적인 선호까지 관련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한 후 어떤 시술이 더 나을지 결정하는 것이 예후 차원에서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리줌 치료는 약물 치료가 더는 효과가 없는 중등도 및 중증 BPH인 경우에 제격이다. 또 성 기능 저하 등 부작용을 우려하거나, 수술을 꺼릴 때에 대안이 된다. 고령에다 기저질환 때문에 전신 마취가 어려운 환자에도 적용할 수 있다.

한편, 전립선비대증 증상을 미리 막거나 개선하려면 평소 비만 관리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체중 감량부터 규칙적인 운동이 도움이 된다. 카페인과 알코올 제한도 필요하다. 커피나 술이 증상을 악화할 수 있어서다. 권 원장은 “방광 기능을 회복시키는 ‘방광 훈련’도 BPH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고 했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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