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유전자 있는 사람, 하루에 ‘이만큼’ 더 걸어야

美연구팀 “유전적 요인에 의한 비만자, 살 빼려면 남보다 더 부지런히 걸어야”

유전성이 높은 비만 환자는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걸어야 살을 뺄 수 있다. 전설의 ‘1만보’ 이상 걷기 목표는 이들의 체중 감량 달성에 꼭 필요한 과학이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유전성이 높은 비만한 사람이 살을 빼려면 하루 평균 1만1020보 이상을 걸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벤더빌트대 의대 메디컬센터 연구팀은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 참가자 3124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신진대사가 많이 느린 가족을 둔 사람, 즉 유전적 요인으로 비만한 사람이 살을 빼려면 하루 1만보 넘게 걸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미국 하버드대에 의하면 하루 1만보 걷기는 일본의 만보기 회사가 마케팅 차원에서 정한 일반적인 걷기 목표이지, 과학에 바탕을 둔 게 아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 유전적 요인으로 뚱뚱해진 사람이 체중을 줄이려면 하루 평균 1만1020보 넘게 걸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에 근거한 새로운 걷기 목표치가 유전적으로 비만한 사람에게 제시된 셈이다.

최근의 한 연구 결과를 보면 하루 7000보를 걸으면 심장 건강에 좋고, 하루 8000보를 걸으면 일찍 숨지는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1만보는 약 8km(5마일)에 해당한다. 하루 약 5.6~ 6.4km(약 3.5~4마일)만 걸어도 심장 건강과 장수를 촉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비만 위험과 걸음 수에서 유전이 하는 역할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의사 8명으로 이뤄진 연구팀은 생물학, 생활방식, 환경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하는 NIH 데이터베이스에서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 연구 참가자(3124명, 여성이 73%)는 평균 연령이 51세였고,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으로 비만이었다. 연구팀은 참가자의 체중이 유전적 요인에 의한 비만과 관련이 있음을 나타내는 병력을 평가했다. 또한 모든 참가자에게 추적장치를 착용하게 하고 평균 5년 동안 BMI의 변화를 추적 관찰했다.

비만의 유전적 위험, 운동 늘리면 극복 가능”…가장 유전성 높은 비만자, 평균 32% 더 걸어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만에 대한 유전적 위험이 높은 사람은 매일 더 많이 걸어야 체중 유지에 성공을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적 위험 점수가 상위 25% 안에 드는 사람이 정상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위 50% 안에 드는 사람보다 하루 평균 2280보를 더 많이 걸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비만에 대한 유전적 위험이 가장 높은 사람은 전체 표본의 평균(하루 평균 8326보)에 비해 약 32% 더 많은 걸음 수(하루 평균 1만1020보)를 걸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의하면 미국 여성의 평균 키 약 162.7cm(5피트 4인치)인 여성의 보폭을 기준으로 1만10201보는 약 7.64km(약 4.75마일)에 해당한다. 연구팀은 “유전적 비만 요인이 있는 사람의 체질량지수가 높아짐에 따라 낮은 체중으로 돌아가는 데 필요한 걸음 수가 늘어나는 것은 썩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전자가 체중과 체질량을 결정하는 유일한 요인이 아니라는 점도 시사한다. 연구팀은 “비만에 대한 유전적 위험은 운동 등 신체활동을 늘림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 신체활동을 활발하게 하면 유전적 비만 위험을 완화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이번 연구의 단점은 참가자가 주로 유럽 혈통이라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Physical Activity and Incident Obesity Across the Spectrum of Genetic Risk for Obesity)는 ≪미국의사협회지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실렸고 미국 건강 포털 ‘더헬시(Thehealthy)’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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