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에 뭉치 3kg” 머리카락 계속 먹은 10대…왜 먹었을까?

스트레스로 인해 '라푼젤 증후군' 앓아...먹은 머리카락만 3kg에 달해 제거도 어려워

 

멜리사 윌리엄스는 스트레스로 인해 머리카락을 뽑아 먹는 라푼젤 증후군을 앓았다. (오른쪽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없는 자료사진)[사진=리버풀에코(왼)/게티이미지뱅크(우)]
뱃속에서 3kg이 넘는 머리카락이 나온 영국 소녀의 사연이 전해졌다. 이 소녀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머리카락을 먹어 응급 수술까지 받게 됐다.

최근 리버풀 지역지 리버풀에코에 따르면 영국 머지사이드주 리버풀에 사는 멜리사 윌리엄스(15)는 2021년 9월 집에서 가족들과 식사를 하던 중 음식을 삼시키 못하고 복통을 호소해 급히 병원을 찾았다.

엑스레이 검사 결과, 멜리사의 뱃속에는 머리카락 뭉치가 들어있었다. 의료진은 수술을 통해 뱃속에 있는 머리카락을 제거하기로 했다. 머리카락 뭉치의 크기가 너무 컸던 탓에 한 번에 꺼내지 못하고 4조각으로 나눠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뱃속에서 나온 머리카락 뭉치의 크기는 럭비공과 비슷한 8~10㎝가량에 무게는 3.1㎏이었다. 이는 소녀가 2~3년간 삼킨 양으로 알려졌으며 무사히 수술을 마친 멜리사는 약 3주 동안 추가로 입원 치료를 받은 뒤 집으로 돌아갔다.

스트레스로 인해 머리카락 뽑거나 먹는 ‘라푼젤 증후군’

상담 끝에 멜리사는 학교 내 집단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소녀가 스트레스로 인해 ‘라푼젤 증후군’을 앓았던 것으로 추정했다. 라푼젤 증후군은 머리카락을 먹는 식모증에 중독되는 일종의 충동 조절 장애다. 아동이나 청소년에게서 주로 발견되며 정서 불안과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머리카락을 뽑거나 먹는 행동을 보인다.

그렇게 위장에 쌓인 머리카락은 공처럼 딱딱하게 뭉쳐 소화기관을 손상시킬 수 있다. 심한 경우 목숨을 잃을 수 있는데, 2017년 라푼젤 증후군을 앓던 영국의 한 소녀가 머리카락이 소화기관을 막아 사망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한편, 멜리사는 퇴원 이후로도 꾸준한 상담과 불안 장애 치료를 받았다. 2년이 지난 지금 소녀의 머리카락은 모두 정상적으로 자랐으며, 보육교사가 되기 위한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멜리사는 “나와 같은 일을 겪는 학생과 환자들을 돕고 싶다”며 “혼자라고 생각하지 말고 신뢰하는 누군가에게 알려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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