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위원장은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절박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대타협의 골든타임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이 최대 피해자가 되고 있다. 환자분들이 제때 수술받지 못해 고통받고 있다”며 “응급실 병상이 줄어들면서 심근경색 등 응급 중증환자 치료마저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
이어 이 위원장은 “정부는 의대 증원 2000명을 못 박았다. 이를 불가피한 ‘국가 과제’라며 의료계에 양보를 압박하고 있다”며 그러나 “의료계는 의대증원 2000명 전면 백지화를 대화의 선결조건으로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여야, 의료계 모두에게 촉구한다”며 “선거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도 지켜야 한다. 모두 한 발씩 물러나 대타협의 길에 나서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위원장은 “국정의 최종 책임은 정부에게 있다. 정부가 대화를 하길 원한다면, 대화로 가기 위한 신뢰가 필요하다”며 “첫째, 정부 여당이 먼저 책임 있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 (보건복지부) 박민수 차관을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미 국민의 신뢰가 무너졌다. (박 차관은) ‘의새’와 같은 거친 언사로 대화의 분위기를 무너뜨렸다”고 비판하며 “(그의 경질은) 의료계와 대화의 길을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말했다. 또한 “의대 증원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는 모였다”며 “그러나 증원은 단계적으로, 합리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료계를 향해서는 “대타협의 골든타임은 지금이다. 우선 대화의 테이블로 돌아와 달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증원 규모를 함께 논의하자. 국민과 함께해야 더 큰 힘이 생긴다”고 당부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좌우되는 시대를 끝내자”며 “국민 대표와 여야, 정부, 대한의사협회(의협), 전공의, 시민 사회 등 사회적 대타협이 가능한 법률기구 ‘국민건강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당인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정부 의대 증원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정책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의사 출신인 국민의힘 안철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다. 안 위원장은 지난 26일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전공의 등과 비공개 면담을 진행한 바 있다.
이후 안 위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2000명 의대 정원 증원안 재검토와 의료계와 정부 그리고 시민단체를 포함한 ‘의료개혁 협의체’ 구성을 정부에 촉구했다. 그는 “의·정 합의체가 아닌 정부와 의사단체 양측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범사회적 의료개혁 합의체를 구성하는데 있어, 공신력 있는 국내기구와 시민단체를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 위원장은 “과학적 근거와 데이터를 통해 검증해 필요한 의대정원 확충 수를 산출해야 한다”면서 “의대 정원 증원 적용은 과학적인 추계(3~6개월 소요 예상)와 이에 대한 합의 이후, 추후 적용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