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 의대서 예정대로 교수 사직…진료실은 지킨다

전의교협 '주 52시간 진료' 방안 지지...의료대란 지연 위해

방재승 전국 의대 교수 비상대위원장 겸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2일 국회에서 의대증원 관련 기자회견을 하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의대 2000명 증원으로 촉발한 의정갈등이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전국 19개 의대 교수들이 예고한대로 사직서를 제출한다. 다만, 사직서 제출은 의정대화를 이끌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이들 교수는 모두 진료실을 계속 지킬 예정이다.

22일 밤 전국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3차 총회를 마무리했다. 비대위에 참여한 전국 19개 의대 소속 교수들은 예정대로 오는 25일부터 각 대학의 절차에 따라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결의에 참여한 의대는 다음과 같다. △강원대 △건국대 △건양대 △경상대 △계명대 △고려대 △대구가톨릭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울산대 △원광대 △이화여대 △인제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한양대(위임) 등 총 19곳이다.

비대위는 정부에 “진실된 태도로 협상의 장을 마련하라”면서 의정대화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당초 비대위는 2000명 의대 증원을 연기하고 정부와 의료계가 먼저 대화를 시작할 것을 요청했으나, 지난 20일 정부는 배정 결과 발표를 강행한 상태다. 따라서, 비대위는 정부가 객관적 근거가 없는 2000명 의대 증원 결정과 배정 결과를 철회할 것도 촉구했다.

다만, 이들 의대 교수는 사직서 제출 이후에도 평소처럼 병원과 진료실을 지킬 예정이다.

이에 대해 비대위는 “20일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총회에서 제시한 안을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는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 이후에도 평소처럼 병원과 진료실을 지키지만, 근무시간을 주 52시간으로 제한하는 방안이다. 외래·수술·입원 진료는 유지하는 한편, 다음달 1일부턴 외래 진료를 최소화하는 방안도 포함한다.

현재 수련병원 내 의료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의료진의 과로와 번아웃을 방지해 환자의 안전도 지키기 위해서다. 아울러, 의료대란 시기를 최대한 지연하는 것도 하나의 목표다. 병원에 남아있는 의대 교수들이 의정갈등 사태 해결까지 가능한 한 오랫동안 환자 곁을 지킬 수 있도록 진료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아울러, 해당 지지 결의는 향후 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 정책과 의정갈등 사태에 대해 전국 의대 교수 비대위와 전의교협이 뜻을 함께 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앞서 지난 16일 방재승 비대위원장(분당서울대병원)은 의대 교수들의 사직이 “환자를 버리는 결정이 아니다”라면서 사직 결의가 의정대화를 이끌어 의료 파국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방 교수는 “현재의 어려운 사태를 해결할 방법이 도저히 보이지 않기에 어떻게든 사태를 빨리 해결하려는 의지”라면서 “정부와 의사단체(대한의사협회) 모두 절박한 외침에 응답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 지탄을 받더라도 의료 파국을 막고 정상적인 의료 진료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이기에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사직이 완료될 때까지 환자 곁을 떠날 생각이 없다”면서 국민들에게 진정성을 호소했다. 비대위의 이러한 행보가 어떠한 이해관계나 정치적 목적이 아닌 전공의 복귀와 사태 해결만을 목적으로 한 ‘중재’ 역할이라는 것이다.

한편, 이날 비대위는 다음 제4차 총회를 오는 29일 저녁에 진행하기로 했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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