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보안법 겨냥? 론자, 美 바이오약 공장 12억달러에 인수

미국 내 제조 역량 확대 나서

[사진=론자 홈페이지]
글로벌 1위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 론자가 12억 달러(약 1조5000억원)를 투자해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인수했다.

론자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바카빌에 있는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을 글로벌 제약사 로슈로부터 인수했다고 밝혔다. 인수는 올해 하반기에 완료될 예정이다.

론자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바카빌 공장은 약 33만 리터 규모의 바이오리액터 용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750명이 근무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 제조 공장 중 하나다. 이번 인수를 통해 론자는 동물세포 배양 기반의 위탁계약생산과 임상 단계 프로젝트 대규모 확장에 나설 전망이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론자의 이번 인수를 “미국 CDMO 시장 공백을 선점하고자 하는 조치”라고 해석했다. 최근 미국 의회가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보안법으로 시장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미국 내 제조 역량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는 것이 협회의 설명이다.

바이오보안법은 미국 연방기관이 ‘미국 안보에 우려가 될 수 있는 중국 바이오기업’과 계약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다. 매출 절반 이상이 미국에서 발생하는 중국의 CDMO 기업 ‘우시앱텍’과 ‘우시바이오로직스’가 해당 법안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보안법이 통과되면 미국 행정기관은 물론 공공 의료보험, 미 정부에게 연구 보조금을 지원받은 민간 기업 등이 우시앱텍이나 우시바이오로직스와 계약하는 것이 금지된다. 협회는 이 경우 대규모 시장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라이릴리 등 미국 내 많은 바이오기업이 이들과 제조·연구개발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

최근 노보홀딩스가 세계 2위 CDMO 기업 카탈런트를 인수한 것 역시 미국 내 CDMO 시장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현재 글로벌 CDMO 경쟁 기업들은 노보홀딩스의 카탈런트 인수를 잠재 고객 확대의 기회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헬스케어 전문 시장조사업체 ‘인트론 헬스(Intron Health)’는 “중국 우시에 대한 리스크와 노보의 카탈런트 인수 등으로 발생하는 시장 공백이 전세계 CDMO 시장의 20%를 차지할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한편, 론자는 인수 금액 외에도 바카빌 공장의 시설 업그레이드와 생산 설비 증대에 5억6000만 달러(약 7000억원)를 추가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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