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임직원과도 잘 지내야…진짜 일류기업”

상호 유대감 높이고, 퇴직자 커리어 돕고, 최신 정보 주고받으면…회사 발전에도 큰 도움

MZ 세대는 특히 이직이 잦다. 일류 기업은 새로운 ‘퇴직자-회사 관계(AOR)’에 관심을 쏟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회사가 퇴직 임직원과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퇴직자 경력관리를 돕고 최신 정보를 주고받는 데 힘쓴다면 양자에게 모두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UBC) 사우더 경영대학원 연구팀은 스타벅스에서부터 대형 로펌에 이르기까지 기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회사가 ‘퇴직자-회사관계(AOR, Alumni Organization Relationship)’에 시간과 자원을 쏟으면 회사 발전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관계의 개선에 함께 노력하면 퇴직자는 물론 회사 및 고용주에도 큰 이익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든 직장을 떠나는 건 가족을 떠나는 것과 같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개인적, 직업적 유대감으로 옛 동료들과 자연스럽게 연락을 유지하면서 조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일류 회사들이 퇴직 임직원과의 유대를 강화하는 데 시간과 자원을 쏟는 이유를 이해할수 있었다고 밝혔다. 퇴직자-회사관계(AOR)가 기업에 특히 중요한 것은 퇴직자의 회사 내부에 대한 지식과 외부 정보, 인맥이 독특하게 섞여 있기 때문이다. 이는 퇴직 임직원이 계약직으로 복귀하거나 이전 회사와 거래할 수 있는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경우 특히 유용할 수 있다. 기업은 이런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임직원이 이직한 뒤에도 ‘옛 식구’에 관심을 쏟는다는 걸 확실히 보여줄 수 있다. 이는 회사의 브랜드 가치와 평판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일본에선 ‘퇴직자 재고용(채용)’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스타벅스 “모든 매장은 제3의 커뮤니티”…퇴직자-회사 관계의 브랜드 이미지 상승 효과에 관심

연구의 제1 저자인 레베카 팔루치 조교수는 “좋은 AOR은 전문 서비스 회사에서 가장 흔히 볼 수있었다. 최근엔 근로자가 경력을 쌓는 과정에서 직장을 옮기는 게 일반화되면서, 퇴직 임직원과의 관계에 투자하는 회사가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회사에선 AOR이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에 도움이 된다. 많은 로펌이 AOR에 관심을 쏟는 것은 주니어 변호사가 이직해 새로운 조직에서 법률고문 역할을 맡기 때문이다. 회사가 외부 변호사를 고용해야 할 일이 생기면, 이전 회사 및 고용주와의 지속적인 관계를 활용해 회사가 해당 로펌을 고용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스타벅스 같은 기업은 AOR이 커뮤니티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준다고 높게 평가한다. 팔루치 조교수는 “스타벅스는 모든 매장을 ‘제3의 커뮤니티’라고 부른다. 이는 사람들이 매장을 방문할 때 환영받고 소속감을 느끼길 바라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AOR은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사람을 연결해 주는 전반적인 브랜딩과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회사가 AOR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에는 퇴직 임직원과 회사에 대한 내용을 담은 뉴스레터의 업데이트, 경력 자원(career resource), 구인 게시판, 교육 및 개발 기회, 대면 네트워킹 등이 포함된다.  퇴직 임직원은 이를 통해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퇴사 때 임직원이 ‘끔찍한 경험’ 않게 배려해야…적절한 ’전직 프로그램’도 유대감 강화

팔루치 조교수는 “AOR을 구축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은 정해진 지침서가 없다는 점이다. 채용, 보상, 복리후생 등 관행에선 임직원 관리에 대한 규범이 확립돼 있으나, 퇴직 임직원과의 관계를 적절히 관리하는 표준 관행은 없다”고 지적했다. 회사는 성공적인 AOR의 구축을 위해 다양한 퇴직자와의 폭넓은 소통으로 그들에게 바짝 다가가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특히 회사에 가장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퇴직 임직원을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게 좋다. 또한 퇴직자가 현직에 있는 사람과 계속 연락을 유지해 그들이 지식과 자원을 회사에 다시 가져다줄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팔루치 조교수는 “프로그램을 성공시키는 데는 퇴직 임직원의 의견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다른 회사를 흉내내는 데 그치지 않고 회사가 퇴직 임직원의 피드백을 받아 그들의 요구를 충족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고용주가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퇴사하는 임직원을 전혀 돕지 않다가, 어느날 갑자기 연락하려는 것이다. 임직원이 끔찍한 퇴사 경험을 한다면, 퇴사 후 연락을 유지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최근 각 기업 임직원의 이동성은 매우 높다. 현명한 기업이라면 임직원이 퇴사한 뒤에도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팔루치 조교수는 “지난 수십 년 동안 각 기업의 근속 기간이 낮아지고 있다. 임직원이 입사 몇 년 뒤 다른 회사로 옮기는 걸 많이 목격한다”고 말했다. 전략적으로 임직원을 회사에 계속 머물게 할 수 없다면, 회사는 그들과 회사의 유대관계를 어떻게 해야 잘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이 연구에는 코넬대, 사이먼 프레이저대도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A Cross-Level Theory of Alumni–Organization Relationships)는 ≪미국경영학회 리뷰(Academy of Management Review)≫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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