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V 전달체’ 장착한 유전자치료제가 대세로 ‘쑥’

화이자·노바티스 등 채택...삼성펀드·동아에스티도 참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질병의 직접적인 원인을 고치는 유전자 치료제가 차세대 글로벌 의약품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약효를 좌우하는 유전자 전달체에 대한 국내외 바이오 기업들의 연구가 활발하다.

지난 1월 화이자의 B형 혈우병 신약 ‘베크베즈(Beqvez)’가 캐나다에서 승인되면서 유전자 치료제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다시 불붙었다. 베크베즈는 올해 2분기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의약품청(EMA)의 심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어 주요국 출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유전자 치료제는 환자의 유전물질을 수정하는 약물이다. 질병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고치는 접근법이기 때문에 기존 치료방식보다 뛰어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유전자 치료제의 약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유전자 전달체다. 치료제가 가진 DNA를 환자의 체내에 전달해야 한다. 이러한 전달 방식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이 바이러스 벡터다. 바이러스는 복제를 위해 유전 물질을 숙주 세포에 주입하는 성질이 있는데, 이를 치료용 DNA로 대체하면 효과적으로 체내 주입이 가능하다.

특히 최근에는 아데노부속바이러스(Adeno-Associated Virus, 이하 AAV)를 전달체로 사용하는 약물들이 늘어나고 있다. 화이자의 베크베즈는 물론, 일생 한 번만 맞아도 되는 ‘원샷 치료제’로 유명한 노바티스의 ‘졸겐스마’와 CSL베링의 ‘헴제닉스’ 역시 AAV를 전달체로 사용한다.

AAV 바이러스 벡터는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 벡터에 비해 체내 면역 반응을 낮게 일으킨다는 특징이 있다. 덕분에 몸 속에서 치료 DNA가 오래 지속되고 전달 효율이 높다. 또한 중추신경계, 근육, 안구 등 기존의 전달방식으로는 유전자 주입이 어렵다고 여겨지던 부위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글로벌 의약품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등장한 유전자 치료제들이 AAV를 활용하면서 차세대 유전자 치료제의 화두는 ‘AAV 기술 확보’에 달려있다는 업계 분석이 나오고 있다. 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해 11월 “2028년까지 시중 유전자 치료제의 50%가 AAV를 활용할 것”이라고 예측했을 정도다.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AAV를 낙점한 국내 기업들도 포착된다. 최근 삼성 라이프사이언스 펀드는 AAV를 기반으로 한 미국의 바이오 벤처 기업 ‘라투스바이오’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존 림 대표가 “위탁개발 분야에서 AAV로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동아에스티는 매사추세츠 주립대 의대(UMass)와 AAV를 활용한 유전자 치료제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AAV 연구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UMass의 구아핑 가오 교수가 참여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연제약 또한 파트너사 뉴라클제네틱스와 황반변성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캐나다에서 임상 1/2a상을 진행 중이며, 자체 연구소 시설을 통해 AAV 벡터의 제조 및 생산까지 나설 계획이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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