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가 옮겼다” 유럽서 5명 사망… ‘이 병’ 뭐길래?

감염된 조류 통해 전염되는 앵무병…드물지만 사람 감염 가능, 심한 경우 폐렴 일으켜 사망에 이르기도

유럽 여러 나라에서 다수의 앵무병 발병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럽 여러 국가에서 앵무병(psittacosis) 발병 사례가 보고됐다. 앵무병 사례는 2023년에 발병이 확인된 이후 올해 초까지 계속되고 있으며 현재까지유럽에서만 5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고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밝혔다 .

앵무병은 다양한 야생 및 애완용 조류, 가금류에서 발견되는 클라미디아속에 속하는 박테리아, 앵무병클라미디아(Chlamydia psittaci)에 의해 발생한다. 드물지만 사람이 감염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 경우 아주 경미한 증상에서부터 매우 심각한 폐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사람은 일반적으로 감염된 새의 분비물을 통해 호흡기로 흡입 감염된다. 새에 물리거나 부리와 입의 접촉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감염된 동물을 먹는 것으로는 전염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WHO는 최근 발생한 사례의 대부분은 감염된 가축용 또는 야생 조류에 노출된 경우라고 밝혔다. 앵무병에 걸리면 대부분 감염된 새에 노출되고 나서 5~14일 후 두통, 근육통, 마른 기침, 발열 및 오한 등의 가벼운 증상을 보인다. 감염 시 항생제로 치료하며, 사람에게 치명적인 경우는 드물다.

보통 매년 2건의 사례가 발생하는 오스트리아에서는 2023년에 14건, 올해는 3월 4일 기준 4건의확진 사례가 추가로 보고됐다. 각 사례는 서로 관련이 없으며, 해외 여행이나 야생 조류와의 접촉이 있었다고 보고한 사람은 없었다.

덴마크에서는 일반적으로 매년 15~30건의 사람 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대부분 경주용 비둘기와 같은 취미용 조류나 애완용 조류에 노출되는 것이 원인이다. 이번 발생에서는 2월 27일 기준 23건의 사례가 확진됐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사례가 있을 것으로 해당 보건당국은 보고 있다. 덴마크에서 발생한 확진 사례 중 15명이 폐렴에 걸렸고, 17명이 병원에 입원했다. 그리고 4명이 사망했다.

덴마크에서 최소 1명 이상이 애완용 조류에 의해 앵무병에 걸린 것으로 밝혀졌다. 노출 정보가 있는 다른 15건 중 12건은 주로 새 모이통을 통해 야생 조류와 접촉했다고 보고했고, 이 중 3건의 환자는 어떤 종류의 조류와도 접촉한 이력이 없다고 말했다.

독일에서는 2023년에 14건, 올해는 5건이 발생했다. 거의 모든 사람이 폐렴에 걸렸고, 16명이 입원했다. 해당 19건 중 5명은 아픈 애완용 새나 닭에 노출된 것으로 보고됐다.

스웨덴에서는 2017년 이후 앵무병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과 12월 초에는 26건이 발생해, 이례적으로 많은 사례가 보고됐다. 올해는 13건이 발생했는데, 이는 지난 5년간 같은 기간에 보고된 사례보다 적은 수치다.

네덜란드에서도 12월 말부터 2월 29일까지 21건이 발생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두 배 많은 사례가 발생했다. WHO에 의하면, 네덜란드에서는 대개 1년에 약 9건이 발생한다. 최근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사례의 환자는 모두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1명이 사망했다. 8명은 조류와의 접촉이 없었고, 7명은 가축 조류의 배설물과 접촉이 있었으며, 6명은 야생 조류 배설물과 접촉이 있었다고 보고했다.

미국 뉴스방송 CNN이 보도한 바에 의하면, WHO는 감염 사례가 발생한 국가들과 함께 발병 상황을 계속해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국가 의사들에게 감염을 경계할 것을 권하고, 애완용 조류를 키우거나 조류와의 접촉이 잦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손 위생을 철저히 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애완용 새를 키우는 사람들은 새장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과밀 사육을 피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일본에서는 2017년 앵무병에 걸려 임산부 2명이 연이어 사망한 사례가 보고됐다. 당시 임산부 사망사례는 일본에서 처음 있는 일로 당국이 긴장하기도 했었다.

국내에서는 앵무병이 아직까지 법정전염병으로 분류되지 않은 까닭에 관리 및 실태 파악이 안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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