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독감 팬데믹 경고…변종이 인간 더 잘 감염시킬 수도

영국 등에서 새 떼죽음 몰고 온 치명적 바이러스

조류 독감으로 죽은 새의 사체
조류 독감이 인간에게도 팬데믹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3년째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팬데믹(대유행병)을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가 확산될 수 있다는 감염병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왔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조류 독감이 지난해 야생 조류와 닭, 오리 등의 가금류에서 기록적인 수의 감염 사례를 기록했다”며 “인간에게도 곧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동물에서 확산되면서 진화 과정을 거쳐 인간을 감염시키고 코로나19보다 치명적인 전 세계적으로 위기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는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 발생해 전 세계에서 2500만~5000여 만 명의 생명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에서 이미 일어난 일”이라며 “당시에도 현재 돌고 있는 조류 독감 바이러스 변종(H5N1)과 비슷한 변형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이 조류 독감 바이러스 변종(H5N1)은 2021 년 9 월 이후 전 세계적으로 2200여 만 마리의 조류와 가금류에서 발견됐다. 전년도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이 바이러스는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례 없는 수준으로 조류를 죽이고 있다”며 “이 바이러스는 가장 치명적인 변종”이라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새의 사체가 몇 달 동안 스코틀랜드와 동부 해안의 섬들의 해변에 즐비했고 브라이튼의 하늘에서는 갈매기들이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 며칠과 몇 주 동안 영국 남서부에서는 엄청난 수의 죽은 새들이 떠내려 오고 있다. 콘월 야생 동물 트러스트(Cornwall Wildlife Trust)는 지난 주 사람들에게 “아프거나 죽은 바닷새를 멀리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만지지 말라”고 경고했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의 폴 헌터 교수(전염병학)는 “조류 독감이 또 다른 인간 발병의 원인이 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언제’ 발생하는가가 문제”라며 “언제 인간에게도 발생할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주변에서 조류에 대한 감염이 많을수록 위험이 커진다”고 밝혔다. 헌터 교수는 “호주가 겨울이었던 5월 동안 계절성 독감이 유행해 영국에서도 이번 겨울에 독감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며 “조류와 계절성 독감이 동시에 많이 발생하면 재앙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 개의 관련 없는 독감 바이러스가 동시에 같은 세포에 감염되면 유전 물질을 전환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03년 이후 H5N1에 감염된 사람은 860명에 불과하지만, 이 수는 현재 균주가 사람들에게 퍼지기 위해 필요한 돌연변이를 일으킬 있는 수준이다. 헌터 교수는 “과거 사례를 보면 전염병을 일으킬 수 있는 유전적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영국 노팅엄대 키스 닐 명예교수(전염병 역학)는 “이번 겨울에 가장 큰 위협이 될 바이러스는 일반적인 독감”이라며 “우리가 알고 있는 계절성 독감은 올 것이고, 조류 독감은 곧 일어날 것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계절성 독감과 조류 독감이 더 많이 돌수록, 그 둘은 상호 작용하고 주요한 유전적 변화를 일으킬 위험이 더 커진다”고 덧붙였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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