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경기 보다 심장마비가? 안전하게 응원하려면

흥분 금물·고성 자제·바른 자세 등 지켜야

흥분 상태가 되면 혈압이 상승하고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불규칙해지면서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국가대표가 출전하는 월드컵이나 올림픽 경기를 보면서 온몸 응원을 한 뒤에는 다양한 건강의 문제점이 노출될 수 있다. 너무 흥분하다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가는 일도 발생한다.

이번 카타르 아시안컵 축구대회의 하이라이트, 한국과 요르단의 4강전이 오늘(6일) 밤 자정(7일 0시)에 열린다. 한국팀이 승리하면 10일 자정(11일 0시), 대망의 결승전이다. 태극전사들의 승리를 기원하는 응원전이 전국적으로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문의들이 평소 강조하는 ‘응원 건강학’ 4가지를 소개한다. TV뿐 아니라 스마트폰, 태블릿PC, 컴퓨터 모니터로 경기를 볼 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첫째, 지나친 흥분은 금물이다. 흥분 상태가 되면 혈압이 상승하고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불규칙해지면서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심혈관계 위험이 큰 협심증, 중증 고혈압, 뇌졸중 과거력, 당뇨병 등을 갖고 있거나 연로한 사람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혼자서 관람하기보다는 친구, 가족과 함께 TV를 시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협심증(가슴 통증)이나 심근경색(극심한 통증), 뇌졸중(뇌중풍) 증세가 생기면 응급실로 빨리 가야 한다. 심장이 멎었다면 119구급대가 도착하기까지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는데, 심장을 세게 빠르게 압박하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으므로 잘 기억해야 한다. 제대로 치료받으려면 병원 응급실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심장마비는 4~5분, 뇌졸중은 2~3시간 이내여야 한다. 이 시간을 넘기면 사망하거나 목숨을 건지더라도 심각한 후유증을 겪을 수밖에 없다.

둘째, 갑작스럽게 고함을 지르지 않는다. 성대에 부담을 주고 손상까지 입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야 시간에 이웃집에 피해가 갈 수도 있다. 지속되는 함성 응원을 하면 다음 날 목이 쉬거나 목이 잠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성대 보호를 위해 물을 자주 마셔준다. 술이나 야식은 금물이다.

부종이나 미세 출혈이 생기면 목이 쉬고 꺼칠하며 바람 새는 듯한 목소리가 난다. 목소리가 변했을 때 가장 쉽고 중요한 회복법은 일단 성대에 주는 휴식이다. 가능한 말 하지 않기, 큰 소리와 극단적인 고음 저음 피하기, 습관적인 헛기침 자제하기 등이 필요하다. 목소리 이상이 며칠 이내로 사라지지 않는다면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경기를 관람하는 자세 또한 중요하다. 침대나 소파에 삐딱하게 기대어 오랜 시간 TV를 보는 자세는 척추와 관절에 큰 부담을 준다. 자칫 목이나 허리의 디스크 증세를 유발하거나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엉덩이를 등받이에 붙이지 않고 소파 끝에 걸치고 허리를 뒤로 젖혀 반쯤 누운 듯이 앉는 자세도 매우 좋지 않다.

불편함이나 통증이 없더라도 최소한 10∼15분마다 자세를 바꿔주고 기지개를 켜는 등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중간중간 가벼운 스트레칭과 심호흡을 해주면 금상첨화이다.

넷째, 불을 끄고 경기를 보는 것은 눈 건강에 나쁘다. 불을 끄면 경기에 집중하기 쉽고 다른 사람의 잠을 방해하지 않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눈의 피로는 더 가중된다. 밝고 어두운 차이가 클수록 선명하게 볼 수 있지만 동공이 크게 확대됨으로써 눈을 더 힘들게 한다.

눈은 자주 깜빡여 주고, 눈이 피로하다면 잠시 눈을 감고 귀로만 경기를 듣는 것도 요령이다. 먼 곳에 있는 가능한 큰 물체를 초점에 신경 쓰지 말고 2~3분 동안 바라본다. 밤이나 낮이나 운전하며 경기를 관전하는 것은 주의력 분산으로 인해 ‘목숨의 자살골’을 넣는 것과 마찬가지다.

    박효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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