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 떨어지네”…생활과 업무 경계 바로잡기, 어떻게?

업무에 있어 공간과 시간 제약 사라지는 분위기...확실한 경계 필요해

재택근무
기술 발달,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업무의 공간과 시간 제약이 사라지면서 일과 삶의 균형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보편화되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이 급증하면서 일터와 집, 일과 삶 사이의 경계선이 모호해졌다. 이에 따라 보다 행복한 삶을 위해 일과 개인의 삶 사이 균형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업무로 인해 일상이 위협받는 사람의 경우 삶의 만족도가 낮았다. 2018년 7월에 학술지 《아카데미 매니지먼트 프로시딩(Academy Management Proceeding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설문조사 결과 수시로 이메일을 확인해야 하는 근로자의 건강과 웰빙 수준은 물론 연인과의 관계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건강정보매체 ‘에브리데이헬스(Everyday Health)’는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직장에서의 역할과 업무가 가정에서의 부모의 역할, 개인의 삶 등과 충돌하면 과부하에 걸려 삶의 질이 크게 낮아 질 수 있다면서 공간과 시간 제약 없는 근무가 언제 어디서나 항상 일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이메일 알람 끄기

어디서나 쉽게 연결되고 정보와 요구사항을 전달할 수 있는 세상에 사는 현대인에게 의지만으로 완전히 일과 삶의 경계선을 긋기란 어려운 일이다. 휴식, 가족과의 시간을 보낼 때에도 전화벨이 울리고 메신저, 이메일 알람이 끊임없이 울려댄다. 아주 급한 일일 수도 있고 혹은 직장 내 승진이나 상사로부터의 긍정적인 피드백, 기다리던 프로젝트 승인 소식일 수도 있어 불안하거나 기대하는 마음으로 자꾸만 손이 간다. 이렇게 되면 일과 삶은 뒤섞이고 끊임없는 업무의 홍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일단 식사시간부터 스마트폰을 다른 곳에 두거나 알람을 꺼두자. 하루 중 정해진 시간에만 이메일이나 메시지를 확인하는 것도 좋다. 아니면 집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스마트폰을 꺼두고 열지 않는 방법도 있다. 처음에는 조금 불편하고 초조할 수 있겠지만 이것이 인터넷, 소셜미디어 등 새로운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고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이다.

탄력근무, 24시간 근무 의미 아냐

일정 시간만 근무하면, 혹은 필요한 업무만 처리하면 될 뿐 출퇴근 시간이 중요하지 않은 탄력근무제를 도입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 이는 자신에게 맞는 근무 스케줄을 짤 수 있고 병원이나 자녀의 학교 등 급한 볼일이 생겼을 때 잠시 업무를 미뤄두고 이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늦은 밤에 업무 연락이 오거나 쉬려는 순간에 업무가 주어지는 등 끊임없이 일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스스로 규칙을 정해 그에 맞게 일을 해야 업무를 요구하는 쪽에서도 수시로 연락하는 일을 피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자신만의 규칙이 있는 근무시간을 정하면 예측 가능한 휴식을 하기도 쉬워진다. 재택근무를 하더라도 패턴을 확실하게 정해두고 해야할 일이 끝난 저녁시간은 오롯이 가족과의 대화, 자기계발 등에 집중한다. 규칙적인 휴식시간을 갖기 어려운 업무라면 최소한 휴가 계획을 확실히 세워 휴가 기간만이라도 모든 것과 확실하게 차단된 완벽한 휴식을 즐기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업무 시간 중에도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10분이나 15분만이라도 잠시 소파에 누워 쉬거나 점심을 먹고 난 후에는 동네 산책을 하는 등 자신을 위해 시간을 써야 한다. 업무에만 몰두해 스스로를 방치하는 일을 피하는 것 역시도 업무와 삶의 균형을 잡는 데 중요한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최대한 자신에게 맞는 직업 찾아야

일과 삶의 균형은 단순히 시간과 공간 사이의 분리만을 의미하는 것 아니다. 직업과 일이 개인에게 주는 영향 역시 중요하다. 2022년 《산업보건(Industrial Health)》 학술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직업 만족도, 안정성, 급여 등이 좋을수록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좋음은 물론 행복감도 높았다. 지난해에는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 일을 하면 다음날 느끼는 행복감이 커진다는 사실을 확인한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가치관에 부합하는 일을 하면 직업 만족도가 향상되고 이는 일에 대한 동기부여가 될 뿐 아니라 업무 전반의 성취도를 높일 수 있다.

기업 역할 중요, 고용주와 소통 있어야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직원의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회사 분위기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개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회사나 고용주가 계속 일을 들이밀며 강요한다면 개인의 삶이 나아지기는 어렵다. 기업이 환경, 사회문제 등을 인식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내부 인적 관리와 직원의 업무 환경 개선에도 관심을 갖을 필요가 있다.

이 부분에서 회사와 직원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회사는 직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직원도 회사에게 필요한 요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자리에 앉아 툴툴대기만 해서는 상사도, 동료 직원도, 회사도 달라질 수 없다. 소통을 통해 보다 효율적으로 일하면서 각자의 삶과 목표를 완성할 수 있는 최선을 방법을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김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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