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해독하는 ‘이것’으로 탈모 치료?…모발 성장 촉진해

서울대병원 연구팀 "아세트알데히드 분해 작용 ALDH2 활성화가 모발 재성장에 도움"

탈모증 치료를 위한 새로운 방법들이 나오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알콜 분해과정에서 작용하는 ‘알데히드탈수소효소2′(ALDH2) 활성화가 탈모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팀(이승희 박사)은 ALDH2가 효과적으로 활성화해 모발 성장주기를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17일 밝혔다.

머리카락 성장주기 방행 받으면 탈모 

가장 흔한 탈모증 중 하나인 안드로겐성 탈모는 머리카락의 성장주기 문제로 발생한다. 모발은 성장기→퇴행기→휴지기→성장기의 사이클을 거친다. 평균적으로 80~90%의 모발이 성장기다. 2~6년 정도 두피에 있던 머리카락은 퇴행기를 거쳐 휴지기로 접어든다.

휴지기에 들어선 모발은 모근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되며, 영양분의 공급도 차단된다. 이후 대사활동이 다시 시작되면 성장기로 되돌아가 다시 머리카락이 난다. 다만 이같은 성장주기에 이상이 생기면 탈모가 생긴다. 휴지기에서 성장기로 넘어가지 못하는 것이다.

권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미토콘드리아 내에 위치한 알데하이드 탈수소효소(Aldehyde Dehydrogenase2, ALDH2)를 활성화가 이 문제를 해결에 도움을 줄 가능성을 제시했다.

 

ALDH2 활성화 통해 산화 스트레스 감소를 감소시키고 베타카테닌을 증가시킴으로써 모낭을 성장기로 회복시킬 수 있다. [그림=서울대병원]

ALDH2는 숙취 원인으로 잘 알려져 있는 아세트알데히드 해독에 작용하는 효소다. 연구 결과 모낭의 ALDH2는 성장기에 발현이 크게 늘어나며, 휴지기에는 거의 발현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ALDH2가 활성화할 경우 모발이 휴지기에서 성장기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생물의 에너지 전달체이며 성장기 전환을 돕는 ATP(아데노신삼인산) 생산이 늘었다. 동시에 활성산소를 줄이고 독성 산화 알데하이드(4-HNE, MDA)도 없애 산화 스트레스를 완화했기 때문이다.

ALDH2가 활성화하면 모낭 형성 및 유지에 관여하는 주요 인자인 베타카테닌(β-Catenin) 증가를 유도한다. 이렇게 되면 다시 모낭이 성장기로 접어들 수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은 탈모 치료 분야에서의 기존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휴지기 모낭과 성장기 모낭에서 ALDH2 발현 비교. 면역염색 분석 결과, 주로 모낭의 가장 바깥쪽 층(모낭상피세포층)에서 성장기에 ALDH2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사진=서울대병원]
인간 모낭 기관배양 실험 및 마우스 동물실험 결과에서도 ALDH2 활성화가 머리카락의 길이 성장을 유의하게 촉진하고, 성장기로의 진입을 가속화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효과는 미녹시딜 도포제(양성대조군)와 유사한 정도로 유의미한 결과였다.

피부과 권오상 교수는 “이번 연구는 ALDH2 활성화가 모낭에 미치는 다양한 긍정적인 영향을 확인함으로써, 모발 성장 주기에서 성장기 단계 유도를 위한 새로운 치료 전략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탈모 치료 분야에서의 혁신적인 접근법을 모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더 나은 탈모 치료법의 개발과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피부기반사업단 혁신성장 피부건강 기반기술 개발사업과 서울대병원 집중육성연구지원에 의해 수행됐으며, 국제적으로 저명한 학술지인 «저널 오브 어드벤스드 리서치(Journal of Advanced Research, IF:12.822)» 최근호에 온라인으로 출간됐다.

    윤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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