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피플 365] 두 손에 사랑 담아 아픈 곳 어루만지는 물리치료사

(6) 황운택 한양대병원 재활의학과 계장

‘두 손에 사랑을 담아’ 물리치료를 한다는 황운택 계장이 물리치료실에서 장비와 함께 포즈를 취했다. [사진=한양대병원 제공]
물리치료(物理治療, Physical Therapy)는 열기, 냉기, 전기, 도수(손), 물, 중력, 운동 등의 물리적인 방법들을 이용한 비수술적 치료 방법을 일컫는다. 의료법상 면허를 획득한 물리치료사가 병원 내에서 시행한다. 세계물리치료사연맹은 ‘물리치료는 손상(impairment)과 기능적 제한 그리고 장애(disability) 또는 기타 질병과 관련된 환자를 진단하고, 진행 과정을 확인하며, 중재(intervention)하기 위한 검사를 포함한다’고 정의한다.

국내 의료법 등에는 ‘물리치료사는 온열치료, 전기치료, 광선치료, 수치료, 기계 및 기구치료, 마사지, 기능훈련, 신체교정운동 및 재활훈련과 이에 필요한 기기, 약품의 사용, 관리, 기타 물리요법적 치료 업무에 종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물리치료사는 ’물리적 치료법을 통하여 환자의 고통을 경감시키고, 기능을 회복시켜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하는 데 도움을 주는’ 사람이다.

‘따뜻한 두 손으로 사랑을 실천하겠습니다.’ 올해 물리치료사 18년 차인 황운택 한양대병원 재활의학과 계장(42)이 입사 때 작성한 자기소개 첫 문장이다. ‘따뜻한 두 손의 사랑’을 황 계장은 오늘도 다짐한다.

황 계장은 3일 코메디닷컴과 인터뷰에서 “물리치료를 통해 환자들의 증상이 호전되어 물리치료를 종료하면서 환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 때 물리치료를 하는 보람을 느낀다”면서 “환자를 치료하는 순간순간이 자랑스럽고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한양대병원 재활의학과 치료실은 운동치료실, 전기치료실, 작업치료실, 언어치료실, 소아치료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황 계장은 전기치료실에서 근무한다. 요통·염좌(삠)·관절통·근육통·수술 후 통증 등 근골격계 질환, 뇌졸중·척수손상 등 중추 및 말초신경장애로 오는 신경학적 통증이 있는 신경계 질환 환자의 통증 등을 치료하는 곳이다. 또한 암 환자의 림프부종 및 통증 관리, 루게릭 등 호흡능력의 문제가 있는 환자의 호흡 치료 및 호흡 기능을 관리하고 있다.

황 계장은 그중에서도 유방암 환자의 수술 후 운동 및 교육, 항암·방사선 치료 및 복원 수술로 인한 근골격계 기능을 유지 및 개선하기 위한 운동, 유방암·부인암·전립선암 등으로 인한 림프부종 발생 시 림프부종 감소를 위한 림프부종 치료 등이 주특기이다. 암 환자에서 발생하는 부종, 통증, 근골격계 기능 회복을 위한 치료를 주로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허리·어깨·목의 근골격계 통증 환자에 대한 통증 치료 및 자세 교정을 위한 물리치료도 함께 수행한다.

황 계장은 “환자들은 치료사들이 어떻게 자기를 대하는지 금방 느끼기 때문에 입사 시 다짐대로 ‘제 두 손에 사랑을 담아’ 치료해야 환자와 라포(좋은 관계)가 형성되고 그래야 환자 치료 효과가 높아진다”면서 “지금까지 입사 때의 다짐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이 다짐대로 환자들을 치료할 때 물리치료라는 일이 자랑스럽고 가치가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전기치료 효능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려주세요.

올해 18년 차 물리치료사인 황운택 계장의 물리치료 장면. [사진=한양대병원 제공]
“전기치료는 통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통증은 뇌에서 인지하게 되는데, 이때 전기적인 자극이 들어가게 되면 통증 신호가 뇌로 가지 못하고 중간에 차단이 됩니다. 그로 인해 통증이 줄어들게 됩니다. 또한 전기적 자극이 혈관 및 근육의 수축 이완을 촉진하게 됩니다. 이에 혈류량이 증가하고 영양공급이 증가하면서 노폐물 등 통증을 일으키는 물질의 배출이 빨리 이뤄집니다. 결국 통증 부위가 부드러워지고 관절 등 움직임이 가능하게 되어, 환자분들이 기능 회복을 위한 운동을 할 수 있게 해줍니다.”

―호흡치료 및 호흡 기능 관리는 어떤 것인가요.

“호흡치료는 루게릭, 만성폐쇄성폐질환, 폐 및 심장 수술 등의 문제로 인해 숨을 제대로 쉴 수 없는 환자들에게 숨을 쉬는 방법을 교육하고 숨 쉬는 기능을 유지하고 향상시켜주는 치료입니다. 우선 루게릭 등 근육이 계속 약해지는 환자의 호흡치료는 공기를 강제로 넣어주어 폐활량을 최대한 유지하여 인공호흡기 적용 시간을 늦추도록 도와줍니다. 약해진 호흡으로 가래를 뱉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기침 훈련을 통해 가래 배출을 할 수 있게 하여 일상생활에서 편안한 호흡을 유지하며 생활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심장 수술, 폐 수술을 한 환자에서 유산소운동, 호흡근 근력운동을 통해 최대한으로 심호흡계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게 도모하고 있습니다.”

―근골격계 통증 예방과 관리 및 치료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근골격계 통증 예방의 핵심은 자세입니다. 낙상, 사고 등의 외상을 제외하면, 평소의 자세가 근골격계 통증의 주된 원인입니다.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고 가면 ‘그때뿐이다’라고 말씀하시는 환자분들도 계십니다. 그런 환자분들과 자세히 이야기를 해보면, 자세 교육을 해드렸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댁에서 다시 평소의 습관대로 자세를 하고 있었습니다. 물리치료실을 방문하신다면 자세 교육을 꼭 받으시고, 댁에서 자세를 꼭 신경 쓰시길 당부드립니다.”

―자세 교정을 위한 물리치료는 어떻게 하는 것인가요

“근육은 제 길이를 유지하지 못하면 힘을 잘 낼 수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근육들이 어디는 뭉쳐서 짧아지고 어디는 늘어난 상태로 단단해집니다. 그렇게 만성이 되면 골반이 틀어지거나 어깨가 굽거나 비대칭이 되어 자세가 바뀌게 됩니다. 그래서 자세교정의 원칙은 ‘짧아진 근육은 늘려주고 늘어난 근육은 강화시켜준다’입니다. 거북목(일자목)을 예로 들면, 목이 앞으로 나와 있기 때문에 목 앞쪽 근육은 늘어나 있고, 목뒤 근육은 짧아져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X자로 교차되어 가슴 근육은 짧아져 있고 등 근육은 늘어나 있습니다. 그래서 짧아져 있는 목뒤 근육과 가슴근육을 스트레칭하고 이에 더하여 늘어나 있는 목앞 근육과 등 근육은 강화운동을 시켜줍니다. 이렇게 근육의 균형을 맞추어 주면 근육이 힘을 잘 낼 수 있게 되어 바른 자세로 교정이 됩니다.”

―물리치료를 잘, 제대로 받기 위해 환자들에게 필요한 점은.

황운택 계장이 인턴사원에게 물리치료에 대해 교육하고 있다. [사진=한양대병원 제공]
“우선 본인의 상태를 자세히 물어보는 물리치료사에게 치료받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일 중요한 정보는 환자 본인입니다. 그러기에 치료에 환자의 참여가 중요합니다. 또한 기능회복 운동을 잘 알려주는 곳이 좋습니다. 치료 중 치료, 후 기능회복 운동을 점검해 주어야 환자분들의 운동에 대한 참여도가 높아집니다. 그리고 운동의 방법 등 치료계획을 수정할 수 있습니다. 바쁘다고 정해진 치료만 제공하는 곳보다는 환자분들의 상태를 계속 확인하고 묻는 곳을 선택하시면 좀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리치료에 너무 의존하면 좋지 않다고 하는데요.

“물리치료의 장점은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그러나 앞서 물리치료를 받을 때뿐이라고 하시는 분들 대부분 물리치료에 의존적인 분들로 생각되는데, 이 부분의 문제점은 일상생활에서 신경을 쓰지 않기에 통증의 개선을 도모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이에 통증이 생기면 물리치료하고, 그때만 자세에 신경 쓰고, 댁에서 다시 똑같은 생활을 하는 악순환이 의존성을 만들게 됩니다. 물리치료는 한 번에 낫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시간을 두고 전기치료, 기능회복운동 등을 통해 통증을 관리하며 일상생활에서 자세교정을 통해 근본적인 원인을 개선하여 삶의 질을 향상해 가는 것입니다.”

―평소 건강관리 비결 및 특별한 취미나 특기가 있나요.

“물리치료가 신체적으로 피곤한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공복으로 에너지가 부족하게 되면 환자들에게 쓸 에너지가 부족해지게 됩니다. 이에 아침을 꼭 챙겨 먹어 에너지가 부족해지지 않게 하고 있습니다. 또 매일 일과 시작 전 팔굽혀펴기, 스트레칭 등을 통해 건강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취미는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려 보는 것입니다. 다 읽지는 못하더라도 꾸준히 지적 양식을 쌓다 보면 정서적으로 회복하는 것을 느낍니다. 신체의 안정과 더불어 중요한 정서적 안정을 골고루 쌓기 위한 제 나름의 방법이 이제는 취미가 되었습니다.“

    박효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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